"공식 사과로는 부족"..'가습기살균제 치약' 사태 갈수록 확산

28일 소비자 14명 아모레퍼시픽 등 고발장 제출
아모레 공식 사과..애경,LG생건 "해당 물질 사용X"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 불안감 확산
  • 등록 2016-09-28 오후 7:24:33

    수정 2016-09-28 오후 7:53:22

식약처가 회수하겠다고 밝힌 11종의 아모레퍼시픽 제품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첨가돼 물의를 일으킨 치약으로 불거진 논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해당 치약을 제조한 아모레퍼시픽은 사과와 함께 문제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보상 대책을 마련하겠다 밝혔다.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애경·LG생활건강 등도 서둘러 ‘자사 제품에 해당 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가 아모레퍼시픽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오히려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는 분위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업체들의 안전불감증을 비판하는 네티즌의 분노도 거세다.

28일 소비자 황모씨 등 14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과 심상배 사장, 원료공급사 미원상사 사장,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및 담당 공무원 등에 대한 형사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아모레퍼시픽이 금지물질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 성분이 치약에 들어있는 것을 알면서 팔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성분은 가습기 살균제에 첨가돼 피해자를 발생시킨 유해 물질이다.

이번 사태는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식약청(FDA)에 일반의약품(OTC)으로 인증받고자 제출한 자료를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환경노동위원회) 측이 조사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송염 등 11종의 치약에서 CMIT·MIT가 계면활성제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유해물질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식품의약안전처는 아모레퍼시픽이 제조·판매한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등 11종 치약 제품에 대해 전량 회수 조치를 내렸다.

사태의 중심에 선 아모레퍼시픽은 시중 유통된 재고를 전량 회수하고 소비자를 위한 환불 대책 등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27일 “메디안 치약에 CMIT·MIT성분이 극미량 포함됐음을 확인했다“며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애경산업·LG생활건강 모두 CMIT·MIT 성분을 치약 제조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해당 납품업체(미원상사)로부터 CMIT·MIT가 포함된 계면활성제를 공급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으며 LG생활건강도 “해당 물질이 치약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수백명의 영유아 사상자를 낸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의 사법처리가 아직 진행 중인 데다 유해물질이 일상에 밀접한 치약에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다시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네티즌들은 SNS상에서 “20년 간 메디안 치약을 써왔는 데 씁쓸하다 ” “뉴스를 보고 이번 추석 선물로 들어온 치약선물을 바로 반품했다” 는 등 해당 업체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일부 소비자들이 고소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한편 국회는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긴급 현안보고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정미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담당자들을 (긴급 현안보고에서)증인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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