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가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지난해 하반기 500대 기업 ESG평가 보고서를 발간한 지 약 1년 만이다. 한기평은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기존 ESG평가의 한계로 지적됐던 외부 위험 노출 정도를 정확히 반영하고 시장에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
2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업평가는 기업 ESG평가 서비스 개시를 공식화하고 이번주 중으로 금융사와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체험판 계정을 배포했다. 한기평은 산업별 ESG위험 노출도와 분야별 평가지표에 대한 ESG위험 관리점수 평가 내용 등을 포함한 150페이지 분량의 평가 보고서 작성을 완료한 상태다.
한기평은 기업 ESG평가 보고서를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신규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주 고객사는 금융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평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ESG평가 보고서를 발간했으나 내부 자료로만 활용하고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한기평은 지난달 30일 기업 ESG평가방법론을 개정했다. 지난 2022년 6월 신용평가사 최초로 평가방법론을 발표한 지 약 2년 만이다. 기업이 속한 ESG위험 노출수준과 위험의 성격이 다른 만큼 보강이 필요했다는 게 한기평 측 설명이다.
|
업종별로 보면 제약바이오 산업이 87개사로 가장 많았다. 유틸리티와 폐기물 산업은 각각 3개 사가 포함돼 가장 적었다. 한기평은 향후 기본평가 평가대상회사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기평은 평가방법론 개정과 함께 기업 ESG등급을 기존 7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했다. 특히 ‘AAA(ESG)’ 등 기존 표기가 한기평의 장기신용등급과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ESG1 △ESG2 △ESG3 △ESG4 △ESG5 등 숫자 기반의 등급으로 개편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지난해 파일럿(시범)으로 선보였던 기업 ESG평가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평가 대상을 늘리고 방법을 정형화해 보고서 볼륨이 이전보다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
시장에서는 한기평의 ESG평가 서비스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다. ESG위험 노출수준으로 직접 반영해 다른 ESG평가 기관의 서비스와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ESG위험 및 관리 수준 등 전반적인 ESG성과 수준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개정 방법론은 국내 ESG평가기관 최초로 관리수준(ESG위험 관리점수)에 더해 ESG위험 노출도에 대해서도 별도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신평사들과 달리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무의뢰 평가’를 우선순위를 둔 점도 한기평만의 차별점이다. 무의뢰 평가로 기업들의 ESG레이팅(순위)을 산정하고 이후 평가대상회사의 의뢰에 따라 심화 평가를 추가적으로 진행해 투명하고 신뢰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ESG 관련 기업 한 곳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심화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기본평가와 심화평가는 동일한 평가모형 구조를 따르나, 투자자 및 고객사에 제공되는 데이터 및 평가보고서 수준에 있어 차이가 있다. 심화평가는 공개데이터 외에도 평가대상회사 등을 통해 확보된 자료를 반영해 진행되기에, 정량적 요소 뿐만 아니라 정성적 요소 역시 분석하게 된다.
한기평 관계자는 “한기평은 ESG평가방법론 개정을 통해 국내 ESG평가 기관 최초로 관리수준에 더해 ESG위험 노출도에 대해서도 별도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는 ESG위험에 초점을 둔 차별화된 방식으로 정보이용자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