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방점 찍은 나경원 "文정권 2년, 반대파 탄압 연속"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자유' 키워드 제시
"자유와 책임정치로 민생회복하겠다" 약속
"文정권, 민주주의 악용…신독재 경계해야"
이인영 "일하는 국회 답 없어서 섭섭하다"
  • 등록 2019-07-04 오후 5:41:26

    수정 2019-07-04 오후 5:41:26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자신의 두 번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지난 문재인 정권 2년은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비판 세력 입막음의 연속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당이 앞으로 답을 제시하겠다”며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자유와 책임의 정치로 경제를 살리고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민생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와 안보, 외교, 민생 등 각 분야에 대한 현 정권의 지나친 개입을 문제 삼으면서 자유민주주의 질서 회복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석대변인’에 빗댔던 지난 3월 연설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대여(對與) 비판 논조 자체는 약해졌다는 평가다. 나 원내대표의 지난 교섭단체 연설 도중 약 20여분 동안 사과를 요구하면서 강력 항의했던 더불어민주당도 대체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제1야당 궤멸 위한 선거법 밀어붙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이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며 “문 정권은 신(新)독재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한 선거법을 여야 합의도 없이 다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며 “야당의 당연한 저항에 저들은 빠루와 해머를 들고 진압했다. 그리고 경찰을 앞세워 집요하게, 마지막까지 탄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독재는 스스로 독재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야당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 이산가족의 수시 상봉과 서신교환도 관철하라고 주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온전히 자유를 누리는 상태가 곧 평화다. 북한 주민도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평화”라며 “자유가 없는 평화는 노예적 평화, 거짓 평화다. 한반도의 항구적 자유가 곧 한반도의 평화”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일관계 역시 자유의 관점에서 복원해야 한다. 정치적 갈등을 경제보복으로 가져가는 것은 자유무역에 반하는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면서도 “문 대통령도 대일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감상적 민족주의, 닫힌 민족주의에만 젖어 감정외교·갈등외교로 한일관계를 파탄냈다”고 꼬집었다.

3野 “성찰 없다…피해의식 가득 말 폭탄”

나 원내대표는 문 정권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친(親)노조’·‘친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이라고 규정하면서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노총에 한없이 휘둘리는 문재인 정부는 한마디로 친노조·반(反)노동 정부”라며 “어제 여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민노총 위원장 구속 수사를 비판했다. 여전히 집권세력이 민노총의 촛불청구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노조의 각종 사업, 내부 지배구조, 활동 등의 투명성, 공익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파업기간 동안 다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을 추진하겠다”며 “일할권리보장법으로 주52시간 근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쪼개기알바방지법으로 주휴수당 부작용을 막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의 협상 파트너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에 대해 “섭섭하다”는 표현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본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어제 교섭단체 연설을 하면서 ‘일하는 국회’에 대한 주문을 했고 오늘 나 원내대표께서 최소한의 대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전혀 없는 것 같아 많이 섭섭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을 제외한 야3당은 “성찰이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와 책임의 정치를 하겠다지만 오히려 방종·무책임의 정치로 임해왔던 한국당이었다”고 했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각각 “대안 없는 과거로의 회귀 선언”·“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 폭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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