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시대상을 다뤘거나 정치색을 띤 무거운 주제 일색이던 박스오피스가 코미디 영화 한 편에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 CJ ENM(035760)이 선보인 영화 ‘극한직업’ 말이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영화 사업 부문에서도 1분기 긍정적 흐름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상승 곡선이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지난 23일 개봉 후 약 일주일 만에 3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1월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이달 초 개봉해 각각 260만명, 180만명대 관객 수를 기록한 ‘말모이’와 ‘내안의 그놈’ 흥행 성적을 이미 넘었다.
영화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커진 제작 규모에 비해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내놓은 ‘그것만이 내 세상’은 342만의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지만 이후 ‘골든 슬럼버(139만)’ ‘궁합(134만)’ ‘7년의 밤(53만)’ ‘협상(197만)’ 등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말 개봉한 ‘PMC: 더벙커’는 국민배우 하정우를 내세웠음에도 손익분기점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7만명을 모으는데 그쳐 타격을 줬다.
‘극한직업’은 CJ ENM의 전작과는 달리 정통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 주 최대 극장 성수기 중 하나인 설 연휴가 시작되고 뚜렷한 기대작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천만영화’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다.
CJ ENM의 올해 투자배급 라인업의 성과는 투자 포인트다. 코미디 영화의 대박 조짐이 나오는 가운데 연내 라미란과 이성경이 주연한 ‘걸캅스’가 개봉한다. 이 영화 역시 형사물 코미디라는 점에서 ‘극한직업’의 흥행 바통을 이어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를 영화화 한 ‘나쁜녀석들: 더 무비’도 연내 개봉 예정이다. 5~6월에는 ‘기생충’이 개봉을 준비 중이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다시 만난다는 점만으로도 기대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