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극상 콩가루 군대"vs"본말전도"…계속되는 계엄문건 공방(종합)

與野 27일도 기무사 계엄문건 놓고 갑론을박
추미애 "엉뚱한 하극상 공방, 본질 흐린다"
김성태 "누가 거짓 얘기하는지 명확히 해야"
하태경 "국방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확대돼"
조배숙 "송영무 늑장 대응·하극상 조사해야"
  • 등록 2018-07-27 오후 2:42:39

    수정 2018-07-27 오후 2:52:23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정치권은 27일에도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정국 당시 계엄령·위수령을 검토했다는 국군기무사령부 문건 관련 공방을 계속했다.

야권은 계엄문건에 대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 장교들 간 문제를 “하극상”이라고 꼬집으면서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송 장관은 현재 자신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장관도 마찬가지 생각”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하급자들 주장 등에 “거짓말”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상황이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이같은 지적이 기무사 개혁이라는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라며 맞섰다. 기무사가 계엄해제를 막기 위한 국회 관련 대응방안까지 적시한 계엄 세부문건이 드러난 마당에, 실제로 쿠데타를 기획했느냐 여부를 따지는 게 핵심이라는 이유에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문건이 이제는 엉뚱한 하극상 공방으로 치달으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그것이 애초부터 들통 날 경우에 기무사가 해 오던 버릇과 습관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 혼돈에서 빨리 벗어나서 기무사가 무엇 때문에 그런 쿠데타를 음모·기획했는지 다시 헌정 질서를 유린하려고 했는지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시시때때로 호시탐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 박근혜와 최순실의 치마폭 뒤에 숨어서 누가, 어느 시점에 이런 엄청난 쿠데타를 모의하고 기획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민홍철 의원 역시 KBS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본말이 전도된 상황 속에서 현재 누구 말을 믿어야 되느냐, 그런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계엄문건이 왜 작성됐고 무슨 목적으로 누가 작성했느냐, 이 진실을 가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은 계엄문건을 둘러싼 군내 이전투구(泥田鬪狗) 등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누가 거짓을 이야기하는지 국민들이 헷갈리는 부분도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 조직이 콩가루 같은 형태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군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한 청문회를 통해서 기무사 문건의 작성경위를 명확히 추궁하고, 그 작성의도에 따라 책임자를 발본색원해 엄중히 문책해가도록 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기무사 문건이 유출된 경위와 그 정치적 배경과 의도에 대해서도 명확히 진실을 규명해 가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같은당 백승주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일부 언론에서 (송 장관이) 식물장관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대통령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많이 잃었다”며 “다른 부처도 아니고 국방부에서 부하와 장관이 파워게임을 벌이는 모습은 진실논쟁보다 더 추악하다”고 꼬집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고 국방부가 조직적으로 장관의 거짓말을 은폐하려고 한 국방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금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또한 “정부는 송 장관의 늑장 대응과 기무사의 하극상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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