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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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훈·최정희·이명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논란과 관련한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 2차 회의가 25일 진행되는 가운데 오는 31일 3차 감리위원회 개최가 확실시되고 있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차 감리위원회 회의는 오전 10시 30분에 저녁 7시가 넘어서까지 지속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차때에 비해 우리 측 이야기를 경청하려는 인상을 받았다”며 “하지만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차 회의는 밤 8시 넘어서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녁 7시 넘어서도 한창 토론이 진행 중이라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분위기”라며 “3차 회의를 개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간의 대질심문, 금감원과 회계법인 간의 대질심문에 이어 사안에 따라 금감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이 모두 참여하는 3자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슈 별로 입장 차이가 있어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회의가 금감원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 참석 없이 감리위원들만 참여할지 양측 관계자들이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감리위원 중 한 명인 김광윤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장 겸 아주대 교수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감사인포럼에 참석했다. 이미 예정된 공식행사여서 감리위 측과 사전 협의 후 행사에 참석한 것. 김 교수는 “사안이 복잡하지만 당사자들이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변론하고 있어 굉장히 뜨겁게 논의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나 금감원 모두 할 말이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이 조치사전통지서 발송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실수한 것”이라며 “이번 감리위는 원칙을 두고 하는 것으로 ‘누구 편’이라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과 관련해 바이오산업의 이해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지분가치를 시장가치로 평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적자에서 흑자로 탈바꿈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과 일부 정치권에서는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 의사가 불문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도적으로 회계기준을 바꿨다고 문제삼고 있는 상황.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임상 3상에 성공하면 기업 가치가 급격히 오를 수 있고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을 해야만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조업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부정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오시밀러는 신약도 아니고 복제약으로 국내에서 해마다 수백 종이 쏟아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관계자는 “같은 복제약이라고 해도 생물학적 제제인 바이오시밀러와 화학합성의약품 복제약인 제네릭과는 부가가치와 연구개발 투자의 규모가 하늘과 땅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를 제네릭과 비슷한 단순한 ‘복제약’으로만 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