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정 바꿔치기'…6억여원 챙긴 수리기사·장물업자 검거

수리 맡긴 단순 파손 액정 "교체해야" 유도
본사에는 미리 준비한 '폐액정' 반납
바꿔치기 수법으로 총 6억 6000만원 상당 빼돌려
  • 등록 2017-11-29 오후 5:51:09

    수정 2017-11-29 오후 5:51:09

경찰이 수리기사와 장물업자들에게 압수해 공개한 단순 파손 액정(왼쪽)과 폐액정.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고객이 수리를 맡긴 스마트폰 액정을 장물업자에게 팔고, 본사에는 사용이 불가능한 ‘폐액정’을 반납해 억대 수익을 올린 수리기사와 장물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의 외주 용역 서비스센터 소속 수리기사 196명과 장물업자 8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혐의가 무거운 수리기사 김모(30)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수리기사들은 고객들이 수리비 할인을 이유로 반납한 단순 파손 액정을 빼돌려 장물업자에게 개당 5만∼13만원에 팔고, 미리 구해둔 같은 기종·색상의 폐액정을 본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차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김씨 등은 적게는 5000원에서 최대 3만원을 주고 장물업자에게 폐액정을 구입했다.

김씨 등 수리기사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런 수법으로 시가 6억 6000만원 상당의 단순 파손 액정 6400여개를 중간에서 가로챘다. 특히 김씨는 혼자 1억 8600만원 상당의 단순 파손 액정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장물업자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폐액정과 중고 액정 단가표를 게재해 액정을 바꿔치기 할 수리기사를 끌어모았다. 수리기사들에게 단순 파손 액정을 사들여 1개당 1000원씩 남겨 중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순 파손 액정이든 폐액정이든 고객 입장에서는 액정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에 차이가 없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수리기사들에게 정확한 액정 상태를 확인하고 사용 가능한 액정을 폐액정으로 오인해 반납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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