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예탁금이 60조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규제 리스크로 급락할때 개인이 일주일새 1조7000억원 어치를 매수하는 등 주식투자에 대한 개미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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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2%(7.05포인트) 상승한 3155.88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같은 기간 개인은 순매도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수는 최근 한 달간 횡보세다. 지난달 20일에는 6개월 만에 종가 기준 3060선까지 내려가면서 바닥을 찍은 바 있다. 직전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10거래일간 하락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유입에 재차 반등에 성공, 이달 들어서는 3100~3200선 부근에서 횡보 중이다.
최근 거래대금도 줄어 투자 심리가 예전만 못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시장의 거래량, 거래대금이 중요한데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 “투자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이 위축된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들이 대형주 위주로 사다보니 지수가 횡보하면서 시장에 대해 지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같은 지수 횡보세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잔고는 최근 재차 역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 금리 인상과 경기 지표 약세 등에 지수가 횡보 중인데도 지난달 18일 25조6111억원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융자는 하루 만에 증가하며 25조6540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4일 기준 636억원 감소하기는 했지만 25조원 중후반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물가 등을 고려하면 실질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시장 사이즈가 커질수록 그만큼 잔고는 늘어나는게 맞다”면서 “자산 배분 측면에서 여타 자산군으로 가기 만만치 않은 만큼 그에 따라 가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것”이라고 봤다.
특히나 이달 초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금융당국 규제 여파로 급락하자 개인들은 1조2469억원 어치 카카오 주식을 매집했다. 이 가운데 융자잔고 증가 항목 상위권에도 카카오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융자 잔고가 종전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최근(지난 1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융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엔씨소프트(036570)로 1216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LG화학(051910)(780억원), 카카오(035720)(625억원), 카카오뱅크(323410)(407억원), SK텔레콤(017670)(249억원) 순이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인 종목들 위주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저점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융자잔고가 증가한다는 점 등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심리가 여전하다고 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센터장은 “잔고가 줄어야 심리가 줄었다고 볼 수 있을텐데 잔고가 최고치를 찍은 것을 보면 개인들은 심리는 여전히 ‘영끌’ 중인 셈”이라고 짚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는 개인 매수세가 핵심인 만큼 융자가 올라간다고 해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면서 “지수가 고점에 있는 상황에서 융자가 높아진다면 기술적 부담을 가중시키겠지만 자금 자체가 흘러들어온다는 점에서는 시장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