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금리인상에도 우려에도 웃는 IT주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 지수 이달 9.87% 상승
4차 산업혁명發 수요 예측 불가…꾸준한 기술株 성장 이끌어
“반도체 업종, 무역전쟁 피해 크지 않을 것”
  • 등록 2018-03-26 오후 5:25:54

    수정 2018-03-26 오후 5:25:54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금리인상 등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과 업황을 보이는 대형 IT주(株)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꾸준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지수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5일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날까지 9.87%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주가 그래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회복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는 굵직한 국제 경제 이슈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관련주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IT산업의 성장세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도 경기민감 업종인 기술주가 최근 무역전쟁 우려로 흔들리고 있지만 올해 대부분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 IT분야의 수요가 기존의 수치를 뛰어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발(發) 기술의 진보가 수요와 공급 모두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며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반도체가 대표적으로 최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가상통화발 수요도 생겼고 5G(5세대)·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의 진보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얼마나 커질 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사이클 둔화를 말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가 반도체 수요를 크게 견인 중이다”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이 투자를 주도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인공지능(AI) 시대의 기술 주도권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를 통한 머신러닝에 투자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머신러닝은 데이터 확보가 중요. 빠르게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선 고성능 서버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종은 G2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통상압력 강화 국면에서 실질적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반도체”라며 “한국의 반도체 대미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전체 수출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반도체로 완성된 IT기기나 스마트폰은 중국내 내수로 대부분 소비되고 있어 미중 통상압력의 여파에서 한 발 빗겨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 중국 가전제 품의 대미수출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트럼프 행정명령으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IT 부품주의 경우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 등의 이슈에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실적 등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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