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화장품서 기준치 '2천배' 넘는 세균 검출

  • 등록 2018-01-09 오후 4:59:01

    수정 2018-01-09 오후 4:59:01

(사진=픽사베이)
[이데일리 e뉴스 임수빈 인턴기자] 화장품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스터 화장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과다 검출됐다. 유통화장품 미생물 기준의 최대 2100배가 넘는 세균이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있는 16개 화장품 매장의 42개 테스터 화장품(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 제품 16개)을 조사한 결과, 14개 제품(33.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됐다고 9일 밝혔다.

테스터 제품은 모두 개봉된 제품이지만 개봉된 화장품에 대한 미생물 기준이 없어 개봉하지 않은 유통화장품 기준이 적용됐다.

립 제품 16개 중 4개 제품(25.0%)에서는 총 호기성 생균이 1530~214만cfu/g 수준으로 검출돼 기준(1000cfu/g)을 초과했고, 3개 제품(18.8%)에서는 검출돼선 안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총 호기성 생균 수는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곰팡이·효모 등 미생물) 수를 측정한 것이다.

세균·진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인체에 매우 흔한 감염증(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오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아이섀도 16개 중 2개 제품(12.5%)에서도 총 호기성 생균이 510~2300cfu/g 수준으로 기준(500cfu/g 이하)보다 더 검출됐고 1개 제품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마스카라 10개 중 5개 제품(50.0%)에서는 총 호기성 생균이 550~2200cfu/g로 나타나 기준치(500cfu/g 이하)를 넘어섰다.

소비자원은 “아이섀도·마스카라·립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로, 튜브 또는 펌프식 제품보다 교차오염 위험이 크다”며 “오염된 제품을 눈·입술 등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하면 피부질환·염증 등의 발생 가능성이 커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테스터 제품은 대부분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있었고, 개봉 일자도 없었다. 또 조사대상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6개(14.3%)만 개봉 일자가 쓰여 있었고 13개(31.0%) 제품은 유통기한과 제조 일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소비자원은 대한화장품협회에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관련 업체에는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각각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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