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비둘기' 파월의 힘..주식·채권·원화 트리플 강세

코스피·코스닥 등 亞 증시 전반 상승 전환
10년물 빼고 장단기 채권값 올라..원화도 1120원대로
  • 등록 2021-03-18 오후 6:16:52

    수정 2021-03-18 오후 9:23:1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슈퍼 비둘기’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시장이 환호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만3000선을 찍는 등 강세를 보였고 국내 금융시장 또한 주식·채권·원화가 일제히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장이 연출됐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51포인트, 0.61% 상승한 3066.0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4거래일 만에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6.05포인트, 0.64% 올라 949.83에 마감, 지난 달 22일(954.29)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일본 니케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1.01%, 0.51%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국내 채권과 외환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국채 3년물 금리가 1.133%로 전 거래일보다 0.044%포인트 하락하는 등 5년물 이하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10년물을 제외한 20년물 이상의 채권도 모두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원 하락한 1123.70원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으로 이달 3일(1120.3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환율은 1달러당 원화값을 보여주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2023년말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4.2%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 고속성장의 대명사인 중국이 제시한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은 2021년 2.4%를 기록한 이후에도 2022년 2.0%, 2023년 2.1%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3년 내내 연준 목표물가(연 2.0%)를 넘는 셈이다.

경기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파월 의장은 비둘기 면모를 과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FOMC는 향후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현재의 속도로 자산 매입(월 1200억달러 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이는 전망상의 진전이 아니라 실제적인 진전(actual progress)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의 과거 접근방식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즉, 경제 지표를 확인한 후에야 금리 카드를 만지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연초부터 일관된 메시지를 전해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경기 회복,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초점을 맞추며 안도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 지수는 0.58% 오른 3만3015.37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9% 올랐다. 나스닥 지수도 0.40%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1.69%까지 치솟았으나 FOMC 회의 결과 공개 후 1.66%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다만 18일(현지시간) 새벽 4시께 10년물 금리는 1.7%대로 상승했다.

아누 가거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 선임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강한 경제 성장, 적당히 높은 인플레이션, 기업 이익 반등,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골디락스와 같은 시장 상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의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파월의 일관성이 시장에 먹혀들었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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