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김범준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원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바젤Ⅲ 규제를 은행에 유리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 그룹 등 23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기관과 함께한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협약식 뒤 출자에 참여한 5대 금융그룹과 별도의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원화 LCR은 은행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상황에도 최소 1개월간 자금유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순현금유출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지급준비금·국채 등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고(高)유동성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한 규제다.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은행권으로서는 이런 규제가 완화되면 유동성 관리에 숨통의 트인다.
은 위원장은 “은행들의 요구 사안을 문서로 일괄적으로 받을 계획”이라며 “5대 금융지주와 산업은행이 결국 ‘공동 운명체’로서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부로 금융위는 증안펀드 운용에서 손을 뗀다”고 했다. 금융위는 증안펀드 출자 기관과 10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은 위원장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데 나중에 왜 오늘 안 들어갔느냐, 뭘 샀느냐 하면 감당이 안된다”며 “전문가들에게 맡긴다고 생각하고 (금융위) 역할은 여기까지다. 투자위원회 전문가들이 알아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개인투자자가 자기 자금 가지고 장기투자하는 건 바람직하고 환영한다”며 최근 증시 매수주체로 활약하는 개인투자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지금 부족을 겪는 기업이 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라면서 “항공업계를 포함한 모든 업계에서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지원하되 대주주의 엄격한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