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150%를 하회하는 KDB생명, 흥국생명, MG손해보험 등 중소보험사들은 연내 유상증자 및 지점축소, 인력조정 등을 통해 재무구조개선과 경영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RBC비율 150% 미만 보험사 자본확충·구조조정 단행
내년 2월 펀드 만기도래로 매각을 실시해야하는 KDB생명은 3분기 중 2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에 앞서 희망퇴직 실시 및 지점 축소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단행할 계획이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생명보험업계 최하위인 125.7%로 감독당국 권고기준인 150%를 넘기기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한 바 있으나 자금모집 실패로 60억원에 그치면서 후순위채 등 채권발행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PEF를 통해 보유)으로부터의 유상증자방식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이밖에도 오는 6월쯤 나오는 경영효율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군살을 빼기 위한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수준 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2010년 산은의 인수 당시 수준인 200여명의 인력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 2월에는 임기만료한 임원 40%(6명)를 줄이고 조직개편을 통해 몸집을 줄인 바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분기 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나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 증자 등이 고려되고 있다. 이밖에도 부동산 매각, 흥국화재 지분을 자회사 연결기준 이하(15%)로 떨어뜨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2016년말 145.4%다.
손해보험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150% 미만인 MG손해보험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이나 펀드의 주요 출자자인 새마을금고가 이번 증자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증자시에도 새마을금고가 주요 펀딩 주체로 참여한 바 있다.
신회계기준 도입시 추가 자본확충 필요…도산 우려도
이같이 재무구조와 몸집줄이기 등 경영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은 단순 RBC비율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2021년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에도 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IFRS17이 도입될 경우 추가 자본확충이 어려운 보험사들을 중심으로한 연쇄도산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맞춘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으로 문을 닫는 보험사들이 여럿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RBC비율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계량화한 수치. 요구자본에서 가용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회사의 자본건정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지급여력 비율이 100%면 모든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00% 밑으로 떨어지면 자본금 증액 요구 등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