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株, 미국 로봇사 인수에 SW 합병으로 ‘들썩’

美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현대모비스 6%↑
그룹 내 SW 회사 합병에 현대오토에버 '신고가'
사업 재편 긍정적이나 현대차 직접적 수혜는 미미
사업 가치 확대·오너 지분 상승 수혜로 계열사 주목
  • 등록 2020-12-14 오후 7:04:37

    수정 2020-12-14 오후 9:45:02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분야 경쟁력 강화와 소프트웨어(SW) 계열사 합병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내면서 현대차 그룹주 주가가 들썩였다. 다만 현대차(005380)보다는 사업 재편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0.53%(1000원) 하락한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현대모비스(012330)는 이날 6.17% 뛰었고 현대글로비스(086280)는 0.27% 올랐다.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장 종료 후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며 “다만 이날 로봇업체 인수와 관련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현대모비스(하드웨어)와 현대글로비스(물류) 주가가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타법인 주식 및 출자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구주와 신주 인수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지분 80%(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를 취득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나머지 20%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속 보유한다.

김 연구원은 “그룹 차원에서의 로보틱스 분야 진출은 긍정적이나 현대차에 직접적인 수혜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며 “현대차 주가가 한 단계 오르려면 내년 신차 출시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관계사인 현대오트론으로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을 양수받는다고 밝히면서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너지 효과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글로비스, 중장기적으로는 인지·판단·제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대차그룹 내 3개 SW 회사들인 현대오토에버(307950)와 현대오트론(SW사업부), 그리고 현대엠엔소프트가 통합하기로 하면서 존속회사인 현대오토에버 주가가 9%나 뛰었다. 장중에는 12만2000원(19.61%)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3개 SW 회사 합병승인이 이뤄질 경우 합병기일은 내년 4월 1일이다. 합병 후 시가총액은 합병 기준가액 적용시 2조5000억원에 달하고, 공시 당일 종가 적용 시 2조8000억원 수준이다. SW 회사 통합은 그룹 내 관계사로 흩어져 있던 SW 연구개발 능력이 한곳으로 통합되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3사가 모두 자동차용 SW 회사들이지만 각 사가 개별 도메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역량 분산과 자원의 중복 투자라는 문제가 있었다”며 “궁극적으로 자동차용 SW 개발 체계의 통합에 따른 SW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또는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의 공동 활용, 그리고 자동차용 IT 서비스의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차 그룹의 인수합병 이벤트는 기존 사업 가치 확대, 오너 지분 상승 수혜 가능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이벤트로 인한 단기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사업 역량 확대와 오너일가 지분율 확대 측면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가 긍정적”이라며 “당분간은 현대차보다는 계열사 위주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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