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민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불안과 공포를 다스릴 수 있는 심리적 방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를 지난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의실에서 만났다.
최 대표는 국내에 ‘미래 의료’로 일컬어지는 디지털 헬스케어 개념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인물이다. 포항공대 이학박사(시스템생명공학부) 출신인 그는 이 분야의 초기벤처를 도와주는(발굴·육성·연결·투자) 국내 유일의 전문 액셀러레이터(촉진자) 회사인 ‘디지털헬스케어 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건의 회사에 투자와 컨설팅을 했고 이후 이 기업들이 다른 곳에서 투자를 받은 돈이 254억원에 달한다. 그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라는 700페이지 넘는 방대한 책을 펴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에도 자문을 해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다.
마보는 국내 최초로 2016년 나온 ‘마음챙김 명상앱’이다. 기초 명상 훈련과 상황별 명상, 기분별 명상 등 230여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15만명이 다운로드하고 12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이 분야 1위 앱이다. 명상 앱은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캄(Calm)’이라는 관련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에 이미 올라섰다. 빌 게이츠에게 명상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진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전 세계 3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대구지역에도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논의할 지점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감염증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지만 멘탈 케어(정신 건강관리)와 비대면 접촉을 통한 진료와 치료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래의 약이자 약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서는 “유망한 분야인 것은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돼 속도조절을 했으면 좋겠다”며 “산업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약이 아니라 게임과 앱, VR(가상현실) 등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페어테라퓨틱스의 ‘리셋’이 중독 치료용 소프트웨어로 미 FDA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았다. 이후 당뇨, 우울, 불면, 비만 등 다양한 질환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 뉴냅스 역시 뇌졸중 등 뇌 손상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개선하는 디지털 치료제 ‘뉴냅 비전’(Nunap Vision)에 대한 임상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