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연합의 자금원' 반도건설..지분 매입 멈춘 이유는?

지난달 20일 지분율 13.3% 공시 이후 주식 매입 안해
조원태 측 델타항공, 지분 늘리며 14.9%까지 확대
지분 매입 부담에 실익 감소, 기업 평판 저하 등 고심
  • 등록 2020-03-09 오후 5:03:57

    수정 2020-03-09 오후 7:00:18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전경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반도건설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반도건설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와 함께 구성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에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매입을 멈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지분을 끌어모으던 반도건설이 최근 들어 지분을 늘리지 않고 있다.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한영개발 등 계열사를 동원해 지난해부터 한진칼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지분율이 13.30%로 KCGI(17.68%)와 델타항공(14.90%)에 이어 3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지분율을 추가로 5.02% 끌어올렸다고 공시한 이후 더 이상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 백기사로 나선 델타항공은 최근에도 계속해서 지분을 사모으면서 조현아 3자 연합 측과 지분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다. 조 회장측 우호지분은 43.15%로 3자 연합(37.47%)과의 격차가 5.68%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이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매입에 계속 나서자니 자금 부담이 상당한 데다 예상외로 조 회장 측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한진칼 주가는 9일 종가 기준으로 7만700원이었다. 4일에는 8만4700원까지 올랐다. 반도건설이 한참 한진칼 주식을 사모으던 지난달 중순에는 4만원 후반대였다. 당시 반도는 한진칼 지분 5.02%를 사면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 이 정도의 주식을 사려면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 부담이 2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공격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델타항공과 경쟁을 벌일 경우 주가는 더욱 올라갈 수 있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반도건설이 처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의도했던 한진그룹 보유 부동산 개발권을 확보하는 것도 한진그룹이 이 부동산을 매각키로 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반도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칼호텔네트워크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부산 범일동 한진터미널 부지에 대한 개발권을 조 회장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이중 송현동과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반도 입장에선 주주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당초 의도했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경쟁권 분쟁에 참여한 탓에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반도그룹이 세간의 관심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반도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점이다. 반도는 이번 과정에서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가 그룹 지주사인 반도홀딩스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고 주요 계열사를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과거 권 회장이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것이 재차 조명되는 등 원치 않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권 등을 노리고 한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반도그룹이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그룹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지분 매입에 나서는 부담을 지는 판단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주주연합 지분 현황(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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