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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지분을 끌어모으던 반도건설이 최근 들어 지분을 늘리지 않고 있다.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한영개발 등 계열사를 동원해 지난해부터 한진칼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지분율이 13.30%로 KCGI(17.68%)와 델타항공(14.90%)에 이어 3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지분율을 추가로 5.02% 끌어올렸다고 공시한 이후 더 이상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 백기사로 나선 델타항공은 최근에도 계속해서 지분을 사모으면서 조현아 3자 연합 측과 지분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다. 조 회장측 우호지분은 43.15%로 3자 연합(37.47%)과의 격차가 5.68%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여기에 공격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델타항공과 경쟁을 벌일 경우 주가는 더욱 올라갈 수 있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반도건설이 처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의도했던 한진그룹 보유 부동산 개발권을 확보하는 것도 한진그룹이 이 부동산을 매각키로 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반도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칼호텔네트워크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부산 범일동 한진터미널 부지에 대한 개발권을 조 회장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이중 송현동과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반도 입장에선 주주연합이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당초 의도했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권 등을 노리고 한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반도그룹이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그룹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지분 매입에 나서는 부담을 지는 판단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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