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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기준금리는 ‘동결 모드’로 갈까. 저(低)물가 우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나오면서, 연내 인상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변수로 꼽힌다.
“금리 조정, 물가 확인하며 진행해야”
신인석 한은 금통위원은 12일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과속이 아니라 저속이 우려되는 때”라며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 경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한은 통화정책의 기본은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다. 중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물가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춰 금리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물가 수준이 목표치에 미달하면 완화적인 정책을, 넘어서면 긴축적인 정책을 펴는 것이다.
그는 “흔히 통화정책은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책 시차가 있으므로 2분기 내지 그 이상의 미래 경로를 보고 미리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그 조정 과정은 물가가 확대되는 것을 ‘확인해가며’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가 흐름이 불확실한 만큼 서둘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신 위원의 이날 발언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그는 “지난 10년 우리 경제는 세계 경기의 장기 침체와 급속한 고령화를 배경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하에 놓여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은 추후 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기대물가 상승률의 하락으로 향후 물가의 확대 과정은 완만할 것”이라며 “동시에 잠시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기도 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부침도 있는 과정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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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가계부채…1년來 최대폭 증가
다만 변수는 있다. 한은이 ‘물가안정’과 함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다. 한은이 흔히 말하는 금융 불균형은 곧 가계부채 급증과 일맥상통하는 얘기인데, 최근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6조7000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02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는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7월(4조8000억원) 이후 1년1개월 만에 최대 폭 확대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문재인정부의 주담대 조이기도 약발이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약 7000호로, 전월(약 6000호)보다 많아졌다. 지난달 기타대출 증가 폭도 2조5000억원으로 4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대출이 급증할 경우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