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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美이민자…북미회담 막후서 ‘핵심’ 연결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 미국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양측 실무팀이 만나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미국 측에선 주한 미국대사 및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북한 측에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각각 대표팀을 이끌고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김 대사가 필리핀 대사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특사’로 회담에 투입됐다는 점이다. 그가 지난 2005년 6자회담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북한 실무팀을 이끌고 온 최 부상은 13년 전에도 북측 대표로 김 대사와 협상을 가진바 있다.
김 대사 외에 또 한 명의 한국계 이민자도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해왔다. CIA KMC 센터를 이끌고 있는 앤드류 김이다. KMC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CIA 국장이던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대북 핵심 조직이다. 이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은 약 700명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극비 방북 준비 및 북한 비핵화를 위한 사전교섭도 이 센터에서 진행됐다. 특히 그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로 만났을 당시 북한 노동신문 사진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팽팽한 대치 국면의 북한과 미국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으며, 그가 막후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접촉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김 센터장이 다시 한 번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담의 연결고리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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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사는 서울 출신으로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서울에 살았다. 김 대사의 어머니는 임택근 전(前) MBC 아나운서의 누나로 알려져 있다. 가수 임재범과 탤런트 손지창의 외사촌이기도 하다. 1970년대 중반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민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로욜라 로스쿨, 영국 런던 정경대(LSE)를 졸업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로 공직을 시작한 김 대사는 1988년 외교관으로 이직해 홍콩과 일본,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했고, 2002~2006년엔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정무참사관을, 2006~2008년엔 국무부 한국과장을 각각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출범 이후엔 6자회담 특사로 기용됐고, 2011년 11월부터 3년 간 주한 미국대사로 지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북한 핵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로 활동하다가, 2016년 11월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올해 2월엔 미국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직인 경력대사로 승진했는데, 한국계로는 처음이다.
김 센터장도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서훈 국정원장, 5촌 외종숙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같은 서울고 출신이다. 그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때 김영철 단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비밀리에 접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평창올림픽 이후 극적으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한 인물이 서 원장과 정 실장이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박근혜 정권 초기까지 CIA 서울지국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