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소니의 부활…'로봇 애완견'도 12년 만에 재등장(종합)

올해 영업익 20년만에 최고 전망…반도체·카메라센서 전부문 호조
"아직 三電 시총의 7분의 1 수준"…日전역 기대감 속 경영진은 신중
  • 등록 2017-11-01 오후 4:37:20

    수정 2017-11-01 오후 4:37:20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사장)가 1일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애완견 ‘아이보’ 신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소니가 부활하고 있다. 올 한해 20년 만에 최고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수익성 회복을 바탕으로 워크맨·비디오카메라 등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실험정신을 되살려 ‘로봇 애완견’ 등을 부활시키고 있다. 소니는 1980~1990년대 세계 전자업계를 주도하며 독보적인 ‘제국’을 건설했으나 이후 시대에 뒤처지며 현재는 자신을 뒤쫓던 경쟁사 삼성전자(005930)의 7분의 1(시가총액 기준) 수준으로 쪼그라든 일본의 대표 전자회사다.

20년만에 최대실적…‘가전제국’ 옛 영광 회복 기대감 고조

소니는 지난 31일 2017년 회계연도(2017년4월~2018년3월) 영업이익 전망을 6300억엔(약 6조17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성기이던 1998년 이후 20년만의 최대 실적이다. 앞선 전망치보다 무려 1300억엔 올려잡았다. 일본 금융시장정보기업 QUICK가 집계한 시장 예측치보다도 500억엔 많다.

단순히 어느 한 부문에서의 성공이 아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화상 센서를 중심으로 게임, 전자, 금융 등 전 부문이 호조다. 소니는 지난해 78억엔(765억엔) 적자였던 반도체부문에서만 1500억엔(1조4700억원)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용 화상 센서 판매도 급증했다.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덕분이다.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와 디지털 일안 카메라,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같은 다른 제품군도 호조다. 2000년대 중반 구조조정의 성과가 10여년 만에 실적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렇다보니 일본 사회가 소니에 거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소니의 올해 영업익 6300억엔은 단순히 20년 최고에 그치지 않고 일본 전자업계의 수익성이 과거 전성기 때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현 시점에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1위는 히타치제작소(6600억엔)이지만 소니의 경우 500억엔 규모 예비비를 차감한 전망치인 만큼 큰 악재가 없는 한 히타치제작소와 일본 기업 영업익 1위를 다투게 된다.

닛케이는 “일본 가전업계가 세계 1위이던 옛 영광을 기억하는 소니의 팬(고객)이나 투자자는 소니가 ‘소니’가 아니라 영문 ‘SONY’로 불리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 실험정신 부활…가상현실 게임기에 로봇 애완견

소니 경영진은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은 개선했다고 하지만 훌쩍 커버린 경쟁자 삼성전자나 애플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체 스마트폰 ‘엑스페리아’도 세계 무대에선 아직 소수자일 뿐이고 영화사업의 수익성도 낮다.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郞) 소니 부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활이라기보다는 지난 20년 동안 스스로를 넘지 못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긴장감을 갖고 경영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소니는 이 대신 전성기 때의 최대 강점이던 ‘미래 감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소니는 워크맨을 시작으로 비디오카메라, MD 같은 세계 최초의 IT기기를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 무대를 석권했다. 잃어버렸던 그때의 감각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내놓은 플레이스테이션VR이다. 전통의 게임기에 가상현실(VR)을 접목한 이 기기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소니 게임 사업을 이끄는 것은 물론 VR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자체 평가다.

로봇 애완견 ‘아이보(aibo)’도 다시 내놓는다. 2006년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으로 단종한 지 12년 만이다. 아이보는 1999년 25만엔(약 250만원)에 첫선을 보인 이후 7년 동안 4세대에 걸쳐 15만대 가량 판매됐고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상업적으론 실패했다. 내년 1월 11일부터 판매하는 아이보 신모델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는 기존 모델을 뛰어넘어 주인이 움직일 때마다 주인 곁을 쫓아갈 수 있다. 스스로 정보를 수집·축적해 더 똑똑해질 수도 있다. 다른 회사와의 협업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도 해 나갈 계획이다. 가격도 12년 전보다 낮추며 현실화했다. 세금 제외 19만8000엔(약 194만원)이다.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소니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아이보 신모델 발표회에서 “감동,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소니의 임무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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