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3%)를 소폭 밑돌았다. 직전월 상승률(3.7%) 대비 크게 둔화했다.
CPI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역시 시장 예상치(0.1%)보다 밑돌았고 전월 상승률(0.4%) 대비 크게 하락했다. 식품가격(전월비 0.3%) 상승분을 에너지 가격 하락(2.5%)을 상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0%,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4.1%, 0.3% 였다. 여전히 연준 목표치 대비 2배 높은 4.0%이긴 하지만, 2021년 9월 이후 최소 상승폭을 기록 했다. 6%를 넘던 수치가 4%까지 내려온 셈이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보다 중시 여기는 지표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다. 에너지물가는 전월대비 2.5% 하락했다. 특히 휘발유는 5.0% 떨어졌다. 전년동월 대비해서는 각각 4.5%, 5.3% 하락했다. 중고차 가격도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전년동월 대비해서는 7.1%나 하락할 정도로 중고차 가격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시장, 연준 긴축 싸이클 종료 확신
시장은 CPI 둔화를 확인하며 연준이 긴축 싸이클을 종료하고 내년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내년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64.5%를 나타내고 있다.
찰스 슈왑의 리처드 플린은 “CPI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며 “연준이 추가금리 인상을 보류할 가능성을 강화할 것이다”고 해석했다.
시장 환호...10년물 국채금리 4.45%
미국 소비자물가가 둔화세를 이어나가자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급락하고 뉴욕증시 선물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30분 기준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8.1bp(1bp=0.01%포인트)나 급락한 4.449%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3.5bp 내린 4.6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20.1bp나 빠진 4.84%를 나타내고 있다.
시트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함에 따라 연준이 긴축 싸이클을 종료했다고 보는 게 현명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7% 상승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8% ,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1.76%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