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법무대리인 통해 설명…현명한 판단 기대"

증선위 결정 집행정지 심문 열려
1·2차 감리기준 변경 이유 쟁점
법원, "빠르면 1월 집행정지 여부 결정"
  • 등록 2018-12-19 오후 5:07:42

    수정 2018-12-19 오후 5:25:53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법무대리인을 통해 회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 법원에서 잘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낸 집행정지 신청 심문이 19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렸다.

집행정지는 처분 당사자가 본안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제제처분을 정지해 달라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증선위가 맞대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증선위가 대심제로 열리긴 했지만 각자의 입장과 주장만 내세웠을 뿐이다. 이날 심문을 참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증선위가 1, 2차 감리기준을 바꾼 것과 2015년에 기업가치가 급등했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양측이 첨예하게 맞섰다”고 말했다.

1차 증선위 당시 금융감독원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2년 설립 이후 2015년까지 진행한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감원은 2차 감리를 하면서는 2012년부터 회계기준이 잘못 적용됐다고 주장했고 증선위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날 심문에서도 이 부분은 쟁점으로 떠올랐다. 증선위는 “1차 증선위에서는 2015년의 회계기준 변경이 잘못됐다고 판단했지만 그 이전 기간의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판단을 보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금감원이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대한 문제제기를 인정하기 힘든건 알겠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2년 사업계획을 세울 때 2015년 바이오시밀러 상용화 성공을 목표로 한 것은 그만큼 기업 가치 상승을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이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연구하던 바이오시밀러를 그대로 이어온 것이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사업계획은 그야말로 계획일 뿐 그 자체가 성공을 답보할 수는 없다”며 “당시 바이오시밀러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도전했다 실패하던 분야였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입장을 1시간 40분가량 듣고 신문을 완전 종결했다. 법원은 더 이상의 추가심문은 하지 않으며, 빠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초쯤 집행정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법률 전문가는 “집행정지는 양측이 다퉈볼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하면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집행정지 여부 결정을 한 달 가까지 고심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법원도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선위는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가 2015년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4조 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 △재무제표 재작성 시정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삼성바이오는 지난달 28일 증선위를 상대로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본안 판결 전까지 처분효력 정지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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