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 KB금융을 신호탄으로 우리은행과 하나금융, 신한금융, IBK은행을 포함한 주요 금융회사들이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이 2분기 약 9363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1위가 예상된다. 작년 같은기간 보다는 순익이 소폭 줄었지만 1위 수성은 성공했다.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 골고루 늘고 있고 KB증권과 KB손해보험을 포함한 자회사 실적도 받쳐줬기 때문이다. 작년 명동사옥 매각이라는 일회성이익을 빼고 비교하면 올해 2분기가 낫다는 평가도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3조 클럽에 입성하며 9년 동안 왕좌를 지켰던 신한금융을 밀어냈다. 적절한 타이밍에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을 인수합병(M&A)하는 윤종규 회장의 몸집불리기 전략이 주효한 덕이다.
KB에 이어 신한금융 8815억원, 하나금융(6145억원) 우리은행(5242억원) IBK기업은행(3942억원) 이 뒤따랐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 부문만 놓고 보면 KB와 신한의 차이는 크지 않아 결국 자회사의 성적이 희비를 갈랐다”면서 “신한이 KB를 넘어서려면 M&A를 포함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탓에 금융권에서 굵직한 매물이 나오면 신한금융이 단골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올초 M&A 시장에 등장한 ING생명 인수전에는 한발 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는데다 부당 가산금리 부과나 신용대출 억제 같은 규제 리스크는 부담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비롯한 경기둔화 위험도 여전하다. 이런 위험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도 영향을 준다. 기대만큼 금리 인상이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은행권은 수익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과 수출둔화에서 비롯된 경기비관론과 기준금리 동결 우려는 은행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