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마저 남아돈다'…전력예비율 24% '역대최고'

따뜻한 날씨에 난방용 전력사용 줄고 산업생산도 감소
발전원가 낮은 원전·석탄 전력생산 구조 고착화 우려
  • 등록 2020-03-31 오후 5:19:34

    수정 2020-03-31 오후 5:19:34

제주시 내 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모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3월 전력 최대소비 시점의 전력예비율이 24%로 3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기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전기가 남아돌면 발전소도 가동률을 줄인다. 발전원가가 비싸 전력판매 후순위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업계는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3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3월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한 지난 10일 오전 11시 전력 공급예비율이 23.9%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 공급예비율이 23.9%를 기록한 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다. 그만큼 전기가 남아돌고 있다는 얘기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현재 가동 중인 전력설비가 최대전력수요 대비 추가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전력량을 뜻한다. 이 수치가 0%에 가까워지면 전력 공급이 부족해 블랙아웃 위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이 수치가 현재처럼 늘어나면 기껏 만들어 둔 발전설비를 놀리거나 만든 전력을 허비해야 한다.

이 시각 우리나라 전력 공급능력은 9만1229메가와트(㎿)였는데 최대전력(수요)은 7만3329㎿로 최대전력의 23.9%에 이르는 1만7548㎿의 공급예비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발전설비 용량(12만5887㎿)과 최대전력의 차이를 최대전력을 나눈 설비예비율 역시 71.7%를 기록했다. 국내 발전소가 100% 가동한다면 현 전력사용량이 1.7배 이상 늘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2020년 3월 최대전력소비 기준일시(10일 오전 11시) 국내 전력 공급-소비 현황. 전력거래소 제공
이처럼 전력예비율이 높아진 건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로 인해 난방용 전기사용이 줄어든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산업용 전기 사용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015760)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이던 1월의 전력 판매량은 4633만메가와트시(㎿h)로 1년 전보다 4.8% 줄었다. 특히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416만㎿h로 5.9%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아직 2~3월 전력 판매량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고려했을 때 그 이후의 산업용 전력수요는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너지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LNG업계의 걱정이 크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석탄화력 발전소 전력 생산을 우선하는 만큼 전력 공급예비율이 높아지면 발전단가가 높은 LNG발전소는 전력 판매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아울러 초저유가와 맞물려 친환경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원전·석탄 중심의 전력생산 구조가 굳어져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 CGV 피카디리1958. 멀티플렉스 CGV는 이번 주말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직영 극장의 약 30%인 35개 극장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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