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협회장 모시기 마무리…거래소 이사장 인선 속도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 3인 압축
30일 최종 면접…12월 3일 이사회 소집
  • 등록 2020-11-26 오후 4:41:11

    수정 2020-11-26 오후 4:41:1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금융가 협회장 모시기가 대부분 마무리되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인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됐다. 지난 20일 10명 미만의 지원자가 지원서를 냈으나 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2차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정부 낙하산 이사장 반대하는 현수막을 거래소 입구에 내걸었다. (사진=이지현 기자)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지원 전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 전인 지난 9월 초부터 구성했다. 이후 본격적이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2개월 이상을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요 금융 관련 협회장 임기가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되면서 특정기관으로 후보군이 쏠릴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결정된 은행연합회의 기관장 연봉은 7억원대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공모를 진행한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회장 연봉은 별도의 성과급 없이 3억원대 후반대다. 거래소 이사장의 연봉은 기본급 2억1754만원에 성과급을 더하면 3억원 초반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 기관장 후보에게 거래소는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통 서류 심사 1~2주, 면접 1~2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은행연회장 확정 이후 거래소 이사장 인선 속도는 빨라졌다. 거래소 추천위는 오는 30일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이사장 후보모집 공고를 내고 서류 접수를 20일에 마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개월여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인선작업이 압축 추진 중인 셈이다.

현재 최종 후보 3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이사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손 전 부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과 국제금융과장, G20기획조정단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2015년 금융정책국장, 2016년 금융위 상임위원 2017년 금융위 사무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경제 관료다.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자본시장을 관장하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겸해 증시 관련 대부분의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오는 12월 3일 이사회에서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안이 결의되면 18일쯤 열리는 주총에서 차기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이사장 윤곽은 늦어도 3일에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조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정부의 낙하산인 ‘관피아(관료+마피아)’ 인사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지난 10여 년간의 금융정책 실패의 주범인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들에게 더는 거래소를 맡길 수 없다”며 이날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동기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손 전 부위원장을 향해) 지난 1년 5개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낙하산의 폐해는 자신을 보내 준 사람에게만 충성하느라 시장과 투자자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떠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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