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긴급돌봄 프로그램 운영을 내실화하고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동안 감염 우려를 이유로 긴급돌봄을 꺼려왔던 맞벌이 부부들의 입장에서는 근심이 더 깊어졌다.
|
2주 더 미뤄진 개학…`돌봄 어쩌나` 부모들 발 동동
교육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을 2주간 추가연기 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지난 2일에서 23일로 미뤄졌던 개학일은 내달 6일까지 또 미뤄지게 됐다. 이와 함께 전국 어린이집의 휴원 기간도 4월5일까지 연장됐다.
그동안 유급과 무급 휴가를 내며 돌봄 공백을 간신히 메워오던 맞벌이 부부들은 막다른 길에 몰린 모습이다. 경기 과천에서 8세와 6세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맞벌이 부부 박지훈(41·가명)씨는 “남편과 돌아가면서 연차를 쓰거나 회사가 일정 기간 재택근무를 허용해 줘 자체적으로 돌봄을 해왔는데 2주 더 생긴 돌봄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7세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 유지연(40·여)씨도 “가족돌봄휴가제도에 대해 들었지만 그림에 떡”이라며 “상사 눈치에 무급도 유급휴가도 길게 쓰기는 어려운 구조다. 아이를 친정과 시가에 맡기고 있지만 어른들도 이제 부담스러워해 어디에 아이를 맡겨야 할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긴급돌봄 외면…개학 이후 감염병 관리 준비 필요
교육부는 이날 개학 추가연기 발표와 함께 긴급돌봄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BS와 e학습터 등 이러닝 콘텐츠와 학교온 사이트 등을 활용해 프로그램 운영을 내실화하고 시설 방역과 위생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원을 긴급돌봄 지원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과 협의키로 했다.
하지만 앞선 3주간의 개학연기에 더이상 자체돌봄을 이어갈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감염 우려를 무릅쓰고서라도 긴급돌봄을 고민하는 학부모도 있다. 대전에서 맞벌이를 하며 초등학생 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한모(43)씨는 “코로나19 초기에는 학원을 보내는 식으로 돌봄을 해결했는데 최근에는 불안감에 학원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간 하던 일을 그만둬야 할 상황이라 긴급돌봄을 신청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청률과 달리) 긴급돌봄 신청 학생의 참여율은 높아지고 있다”며 “긴급돌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개학만 미룰 게 아니라 개학 이후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병욱 을지의대 소아감염과 교수는 “개학하면 소아환자가 늘 것이라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실제 학교현장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관리할지 명확한 관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학교·학원의 휴업·휴교를 유지를 더 지속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개원, 개교했을 때 어떻게 학교 단위로 안전관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좀 더 정교한 실행전략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