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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과거 지상파 3사 사이에 불붙었던 스포츠 보편적 시청권 논쟁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010년 SBS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로 불거진 스포츠 중계권 논란은 KBS와 MBC가 방송법에 규정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서 불붙었다. 그런데 최근 OTT들이 독점중계하면서 유료로 서비스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이다.
5일 방통위에 따르면, 방통위는 OTT의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가 보편적 시청권에 어긋나는지 살펴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법상에는 보편적 시청권이 규정돼 있지만, OTT도 이 법 적용 대상인지, 만약에 추가적인 제도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이 바람직한지를 놓고 올해 정책연구계획을 세워 현재 용역을 수행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연내 정책 방향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방송법은 보편적 시청권을 법으로 보장되는 시청자의 권리로 규정하고 방통위로 하여금 보편적 시청권 보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 목록을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통위로서는 OTT 등장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고 국민의 시청 패턴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OTT를 보편적 방송수단으로 봐 국민관심행사의 방송수단을 전통적인 개념의 방송채널만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해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UEFA 주관의 유로2020(쿠팡플레이), 남미축구연맹 주관의 2021코파아메리카(쿠팡플레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쿠팡플레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웨이브), 2022도쿄올림픽(웨이브), 2021년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vs투르크메니스탄 경기(웨이브) 중계도 모두 OTT가 도맡았기 때문이다.
다만, 토트넘 훗스퍼 경기의 경우, 현행 방송법으로도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하는 국민관심행사는 아니다. 쿠팡플레이가 독점 중계한 토트넘의 내한 이벤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의 OTT의 영향력이 커지며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통위는 용역 결과 등을 참고해 2023년 국민행사고시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보편적 시청권 관련 중·장기 제도 개선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