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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최종관 LG전자 뉴비즈센터 책임은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의 개발 과정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LG전자(066570)가 국내에 출시한 LG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 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해 수제맥주를 만들어주는 제품이다. LG전자의 신(新)가전 중 하나로 지난 1월 열린 ‘CES 2019’에서 첫 공개된 이후 맥주 애호가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온 제품이다.
최 책임은 “2015년 개발에 돌입한 뒤 지난달 출시하기까지 20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30톤 이상의 맥주를 버렸다”고 했다. 맥주를 마시기도 많이 마셨다. 그는 “규정상 사내에서는 음주를 금지하고 있지만 LG 홈브루 개발 과정에서는 특별히 시음이 허용돼 출근 직후부터 종류별로 수제맥주를 맛봤다”며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매일 같이 맥주를 마셨다. 회식도 전국을 돌며 수제맥주집에서 할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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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자사 생활가전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접목해 만든 새로운 부품으로 LG 홈브루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 책임은 “완전히 밀봉한 발효통을 설계하는 데만 4~5개월이 걸렸다. 맥주가 오염되면 맛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정한 압력과 온도를 유지하는 것부터 거품 발생량을 조절하는 등 수백개의 부품을 개발하고 또 기기에 넣기 위해 수없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밀온도제어 기술과 발효 알고리즘 기술, 온수살균 기술 등 맥주 제조 자동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냉장고와 정수기 등에 이르기까지 그간 LG전자가 쌓아온 독보적인 생활가전 기술을 적용했다”며 “심지어 기기로 유입된 다른 냄새가 맥주 향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공기청정기의 에어필터까지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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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신할만한 맥주 맛을 내는 LG 홈브루를 출시하고도 LG전자는 최근 마케팅 부분에서 고민이 깊다. 회사가 주류제조허가를 보유하지 않아 매장 등에서 시음 행사 등을 진행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소비자에게 맥주 맛을 보여주지 않고 제품을 팔아야 하는 처지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자리한 오은숙 H&A사업본부 키친어플라이언스 상품기획팀 책임은 “제품은 가전인데 캡슐은 식품, 결과물은 맥주이다 보니 각종 법마다 기준이 달라 결국 시음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하지만 최근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건조기를 소비자가 직접 돌려보고 사는 게 아닌 것처럼 LG 홈브루의 맥주 맛을 인정한 소비자를 통해 충분히 그 가치가 시장에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