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배터리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 컨센선스(전망치)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961억원, 1조92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과 비교해 23.6%, 62.7%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삼성SDI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 생산기업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등 유럽 완성차기업들이 각형 배터리를 연이어 자사 전기자동차배터리로 채택하고 있다. 실제 BMW의 새 전기자동차 세단인 ‘i4’에 삼성SDI와 중국의 CATL 배터리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SDI는 연내 헝가리 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자해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두 배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의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총 8기의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도 기존 약 30기가와트시(GWH)에서 최대 50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50GWH는 연간 100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SDI는 연내 헝가리 2공장도 착공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올해 분리막을 지그재기로 겹겹이 쌓고 그 사이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넣는 스태킹 신공법을 헝가리 생산 라인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스태킹 방식이 적용된 차세대 배터리 젠 5 양산도 준비 중이다. 젠 5는 각형 배터리 구조를 기존 젤리롤 방식에서 스택으로 바꿈으로써 공간 활용률을 높였다. 또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높고, 원가는 20% 낮은 점이 특징이다.
다만 미국 제너럴모터스(GM)·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기업들의 배터리 독자 생산 개발 추세와 중국 배터리기업들의 약진은 부담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자동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CATL과 BYD가 1위(31.7%)와 4위(7%)를 자치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SDI는 5위(5.3%)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기업들의 배터리 내재화는 악재일 수 있지만 예상 외로 시장 규모가 커진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삼성SDI가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기업이라는 점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