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최고치 '눈앞' 컨테이너선 운임, HMM 흑자 전환 빨라지나

물동량 감소에 선박 공급 줄인 선사
금융위기 달리 컨테이너 운임 상승 전환
"운임 오른 반면 유가 내려…흑자 전환 기대"
  • 등록 2020-07-20 오후 5:17:43

    수정 2020-07-20 오후 9:31:49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컨테이너선 운임이 5년 만의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물동량 감소에 직면했지만 각 선사가 운항 선박 줄이기에 나서면서 수급 균형을 찾아간 덕분이다. 재기를 노리는 HMM(011200)의 흑자 전환에도 ‘파란불’이 켜진 셈이다.

간만에 1000 웃도는 컨테이너 운임

20일 글로벌 조선·해운시황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7일 기준 1035.61로 전주 대비 2.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각 노선의 단기(spot) 운임을 지수화한 것으로 4주째 1000을 웃돌고 있다. 2015년 1월 기록한 직전 최고치인 1091에 바투 다가섰다.

연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각 공장이 멈춰서고 각국이 이동제한(lockdown) 조치하며 해운업계는 물동량이 크게 줄었다. 제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의 운임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SCFI는 4월 말 818.16까지 떨어질 정도였다.

자료=클락슨리서치
이에 따라 각 선사는 운항하는 선박을 줄였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늘어난 선박에 운임 급락을 경험한 데 따른 조치였다. 지난 5월 컨테이너선 계선율(전체 선박 가운데 육지에 정박하는 선박 비중)은 11.8%로 2010년 이후 최고치에 가까워질 정도였다. 4·5월 임시결항(blank sailing)도 400건을 넘어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강제한 점 역시 선사 감축에 영향을 줬다. 6월 보름 동안만 해도 선박 해체량이 189만dwt(재화중량톤수)로 4·5월 183만dwt를 웃돌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체할 예정이었지만 저가로 화물을 나르던 선박이 퇴출된 데 따라 지난달 운임이 빠르게 올랐다”며 “발레(Vale)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고령 개조 벌크선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급이 빡빡해 운임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대진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과 유럽·미국에서의 경제 활동이 재개되자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올랐다”며 “운임을 보면 미국 노선이 2011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운 반면 코로나19 위험이 큰 남미 노선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과 세계 물동량이 운임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HMM 평균 운임 10% 올랐을 듯”

이같은 컨테이너선 운임 흐름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이자 세계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HMM엔 긍정적 신호다. 1분기 HMM은 20분기 적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영업손실 20억원으로 적자 폭을 전년 동기 1057억원 대비 크게 축소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SCFI가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이면서 평균 운임률이 12.5% 올랐다”며 “2분기 평균 SCF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오른 데 비해 유가가 같은 기간 49.6% 내려 흑자 전환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대진 수석연구원은 “전통 성수기인 3분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선사가 선복을 더 많이 투입해 운임이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도 “선사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가용 선복량을 노선별로 관리하고, 대형 선사 간 점유율 경쟁도 일단락되면서 수급 균형에 따른 운임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 2호선 ‘HMM 오슬로(Oslo)’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채워 5월 싱가포르에서 유럽으로 출항하고 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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