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명함만 ‘4장’..구자균 회장의 광폭 행보

LS일렉트릭 외 스마트그리드·산업기술진흥協·전기산업진흥회 등
'스마트 에너지' 전도사 구 회장, 기술혁신 관련 신사업 육성 의지
  • 등록 2020-05-11 오후 5:28:10

    수정 2020-05-11 오후 9:49:17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스마트 에너지’ 전도사 구자균(사진) 회장은 LS일렉트릭(옛 LS산전) 이외에도 ‘회장’직 명함이 4장 더 있다. 올해로 취임 12년째를 맞이한 구 회장의 대내외 광폭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혁신 관련 신사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어서다.

구 회장은 2009년 초대 회장에 선임된 후 줄곧 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Smart Grid·차세대 지능형 전력망)뿐 아니라 작년 새로 취임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장에 이어 올 2월에는 한국전기산업진흥회(전기협) 회장을 맡았다. 여기에 스쿠버 다이빙, 모터사이클 등 스포츠광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구 회장은 서울시 수중·핀수영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0년 이상 장수 협회장을 맡고 있는 스마트그리드협회장은 올 2월 재선임됐다. 임기는 2023년까지다. 하지만 구 회장 만큼 업계를 잘 아는 사람도 드물어 재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부터 새로 맡게 된 전기산업진흥회(전기협)는 구 회장이 직접 업계 발전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전기협은 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산전, 일진전기, 한국전력공사 등 220여 개 전기 관련 기업과 유관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잇따른 화재로 고사 위기에 몰린 에너지저장장치(ESS) 생태계 복원을 강조해 주목받기도 했다. 아울러 전기협 회원사들이 신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학·연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 ‘디지털 전환’의 주역이 되자고 역설하기도 했다.

▲올 3월 사명변경식을 가진 자리에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뒷줄 왼쪽 네번째)과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LS일렉트릭)
구 회장의 이 같은 왕성한 관련 협회장 겸임은 기술혁신 관련 사업을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LS일렉트릭의 비즈니스와 무관치 않다. 실제 기존 LS일렉트릭의 강점인 전력기기와 자동화사업을 토대로 IC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그리드, 스마트공장 및 스마트에너지 분야로 그룹 성장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창립 33년 만에 ‘산전’을 떼어내고 ‘일렉트릭’이라는 새 옷을 갈아 입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업과 조직 양면에서 ‘혁명적 변화를 넘어서는 진화’를 통해 글로벌 초우량 중전기업으로 도약하자는게 구 회장의 미래 구상이다.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동기대비 22.6%, 41.1% 증가한 6356억원, 405억원을 기록했다. 융합·전력인프라·전력기기·자동화사업 부문 등 모든 사업영역의 실적 호조가 크게 작용했다. 사명 변경후 지난달 말 1000억원 규모의 첫 공모채 발행에 모집액의 4배가 넘는 수요가 몰린 것도 양호한 실적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매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큰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시황이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크고 코로나19 영향이 타 산업보다는 뒤늦게 오는 업종이어서 올 1분기는 선방했다”며 “대규모 인프라 산업인만큼 올 하반기부터는 어려울 수도 있어 국내외 사업 관련 대응방안을 마련해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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