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콰이어트(Quiet)’의 작가인 수잔 케인은 특별대담을 통해 “말을 잘하고 외향적인 사람만 일을 잘 한다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대담자로 나선 임윤선 변호사(법무법인 민)가 “본인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좋은 회사에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지 않느냐”고 질문한 데 대한 답이다.
| 수잔 케인(왼쪽) 전 협상전문 변호사 겸 작가와 임윤선 변호사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
수잔 케인은 “잘 나가는 ‘영업맨’ 상당수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다. 미국의 한 전설적인 영업왕은 마구 ‘휘젓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파악하며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최근 어떤 최고경영자가 인재를 선발했더니 소극적이라 고민이라고 했는데, ‘말을 잘 못하더라도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변호사가 되기 전 훌륭한 변호사는 막 책상을 치며 과격하게 활동하는 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며 “변호사라는 업무는 각기 다른 입장을 중재하는 건데, 신중하고 사려깊은 덕목을 많이 필요로 한다. 같이 일해 본 훌륭한 변호사들 중에는 조용하고 사려 깊은 이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내향적인 것이 일방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내향성은 내향성대로 외향성대로 서로 음양의 조화를 이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수잔 케인 |
|
임 변호사는 케인에게 “한국에서 특히 여자가 ‘대가 세다’고 하면 썩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며 “‘침묵이 금’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며 할 말을 감추는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의 경우는 어떤가”라고 물었다.
케인은 “한국에서는 너무 외향적인 것이 썩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그러한 개념이 없고 에너지가 넘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매우 내향적인 편인데 외향적인 성격의 남편에게 끌린 것 같다. 내·외향성은 서로 이렇게 통하는 것”이라며 “두 성향의 장점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케인은 또 전 세계를 다니며 강연하는 지금 소극적인 성격을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강연하는 데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수많은 전문강사들이 내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 앞에 서는 데 성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열정적으로 믿는 아이디어가 있고 이를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누구나 저처럼 무대에 설 수 있다”고 답했다.
임 변호사는 “‘콰이어트’를 읽고 방대한 데이터와 심도 깊은 시각에 놀랐다”며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인 줄 알고 중고책으로 구매했는데 작가께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