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전날(2일) 밝힌 가운데, 하루가 지난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만남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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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통령실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경내에 머물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앞서 전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단체가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해달라”고 호소했고,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대변인실을 통해 화답했었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이 대화 제의에 즉각 호응할 가능성에 대비, 아무 외부 일정 없이 집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결국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전공의들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중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 간 대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재차 설명하면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멈추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올 경우 증원 규모를 논의·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윤 대통령도 ‘2000명 증원’이란 원칙을 고수하기보단 유연한 자세로 전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제안하면서, 의대 증원 규모 조정 및 의료 현장 정상화 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104세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명예교수는 전공의 이탈 문제에 대해 “나도 교수지만,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만류하기는커녕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