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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성향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반발해 ‘상임위 보이콧’에 나선지 사흘 만에 여야는 합의를 시도했으나 한국당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논의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선불복”이라고 강력 반발하는 등 당분간 정국경색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추경·정부조직법 모두 반대…6월 처리는 물 건너가
우원식 민주당·정우택 한국당·김동철 국민의당·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 귀빈식당에서 인사청문회제도 개선과 7월 중 상임위원회 개최를 통한 업무보고 진행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 채택을 논의했으나 회동 약 1시간만에 불발됐다.
한국당이 합의 무산 뒤 추경과 정부조직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도 물 건너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추경안 통과를 위해서는 13개 상임위 심사를 거쳐야하는데 그 중 5개 상임위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이고 정부조직법 안건 상정을 위한 안전행정위원회도 위원장이 유재중 한국당 의원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청문회 일정을 잡는 건 하지만 정부조직법 심사를 시작하는 건 오늘 의총에서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려 한다”며 “지금 (합의가) 결렬됐기 때문에 우리는 추경과 정부조직법 심의는 들어가지 않는 걸로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눈시울 붉혀…與 “어제 사인하기로 합의, 한국당 뒤통수”
민주당은 이같은 한국당의 태도를 맹비판했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전날 4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이날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아놓고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막상 회담장에 들어와 태도를 바꿨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어젯밤에 수석 4분이 오늘 대표들이 들어가서 합의문에 사인하는 것까지 합의를 봤다”며 “자유한국당에 예상치 못하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 역시 “오늘 아침에는 ‘추경 논의를 계속한다’는 문구를 두고 우리가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앓는 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날 합의문에는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원회 개설 △야3당이 요구한 자료제출·인사청문회 증인 출석에 민주당이 적극 협조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7월 상임위 업무 보고를 실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안행위에 상정 한 뒤 심의 착수 △일자리 추경에 대한 논의를 계속 △개헌·정치개혁·사법개혁·미세먼지·평창올림픽·4차산업 등 6개 특위 설치 △국회 주도의 여야정협의체 운영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