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경영공백 장기화..60년 창사이래 최대 위기

재판부, 장 회장에 징역 3년 6개월 선고
브라질 CSP 사업, 투자 계획 차질 우려
국내 재무구조 개선사업도 '발목'
  • 등록 2015-11-19 오후 4:40:42

    수정 2015-11-19 오후 4:40:42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창사 60년여만에 동국제강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회장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이에 따른 경영불안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19일 법원으로부터 횡령·배임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 징역 3년6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동국제강(001230)은 오너인 장세주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 주도로 진행 중이었던 사업 재편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체질 개선 작업과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의 수정이나 지연 및 장기화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동국제강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브라질 CSP제철소 투자.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브라질 발레(VALE) 합작사인 CSP를 설립하고, 올해말부터 시운전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제철소 가동은 뒤로 밀리고 있다. 브라질 주정부가 건설을 약속한 철광석 하역 시스템(하역기, 파이프 컨베이어 등)이나 슬래브 운송 도로와 교량 건설 등 인프라 건설이 계획대비 10% 이상 늦어진 탓이다. 속도를 내더라도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장세주 회장의 부재도 제철소 가동이 늦어지는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장 회장은 CSP제철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지원을 약속받는 등 브라질과의 대외관계를 직접 챙겨왔다. 지난 5월 이후 장 회장이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뒤 브라질 정부의 지원이 축소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동국제강은 철강경기가 악화되면서 지난 2012년부터 경영난을 겪고 있다. 결국 동국제강은 작년 6월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도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사업만큼은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강력한 영업정책이나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상황에서 장 회장의 장기 부재는 회사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그 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두지휘 해왔다. 동국제강은 최근 2년간 주력 제품인 후판을 생산하는 포항1·2공장의 문을 닫았다. 연산 340만t 규모 공장 체제에서 연산 150만t 규모로 절반 이상 과감하게 축소한 것. 또 지난 4월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4200억원에 매각하고 보유주식 대부분도 처리했다. 디케이아즈텍 등 비핵심 계열사는 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수술을 통해 동국제강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영업이익 777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아직도 좀 더 고삐를 당겨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최대 수요처인 조선경기 침체로 작년 말까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던 후판 사업은 올 3분기 19%로 주저 앉았다. 건설경기마저 꺾일 기미를 보이면서 냉연사업은 물론 봉·형강 사업 매출도 장담할 수 없다.

동국제강은 창업주인 고(故) 장경호 전 회장이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서울 당산동에 철강 선재를 만드는 철강공장을 설립하며 출발, 국내 4위의 철강그룹이다. 장세주 회장은 선친인 장상태 동국제강 전 회장이 작고한 뒤 2001년 회장으로 취임해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왔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의 구속 이후 지난 6월부터 이후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동생인 장세욱 부회장(53)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한편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형량 경감을 위해 일주일 내로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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