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있는 여동생(83)을 만난 김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상봉에 건강 문제로 두 딸과 동행했다. 김 할아버지는 고령에다가 몇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의사소통이 힘들다. 김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상봉에서 유일한 90대다.
김 할아버지의 딸인 김경숙(63) 씨는 “아버지가 귀가 잘 안 들려 의사소통이 거의 안 된다”며 “아버지와의 의사소통은 글을 써서 보여드리며 한다”고 말했다.
2014년 2월 20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제19차 이산상봉 1회차 83명(동반가족 60명)의 남측 가족 가운데 90세 이상은 25명이었다. 지난 이산상봉에서 30% 가량이었던 90대 이상 가족의 비율은 이번에 불과 1% 수준(1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이산가족들의 고령화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1차 상봉이 있었던 2000년 60~70대가 대부분이었던 이산가족들이 이제 고령화되면서 점차 상봉 기회 자체를 상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찾기 신청자는 13만 409명으로 이 가운데 생존자는 6만 6488명, 사망자는 6만 392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이 정치적인 차원의 접근에서 벗어나 인도적인 문제로 이산상봉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적십자 관계자는 “남북이 수시로 이산상봉을 하거나 정례화를 해야만 한다. 최소한 전면적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화상 상봉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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