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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이 이 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사건을 다음날인 8일 넘겨받고 배당을 검토중이다.
이번 의혹은 이 지사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변호인단을 꾸리고, 그 비용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 내줬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특히 그 대납 주체로 현재 전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장동 특혜의혹’의 중심인 화천대유를 의심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검찰의 수사 착수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다른 한편에선 이 지사의 측근이 임직원 및 사외이사로 다수 포진된 것으로 알려진 상장기업 S사와 계열사들이 대납주체로 거론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지사의 변호인단은 1심부터 파기환송심까지 4차례에 걸쳐 법무법인만 10여곳, 변호사만 30여명의 메머드급으로 꾸려졌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참여했던 변호사까지 고려하면 실제 변호인단의 규모는 더 클 것이란게 법조계 평가다. 이중 이 지사의 정치생명과 연결됐던 상고심 변호인단의 경우 김앤장법률사무소와 엘케이비앤파트너스, 화우, 지향 등 유수 법무법인들이 참여했고, 각 변호사들의 면면 역시 대법관 출신의 이상훈·고(故) 이홍훈 변호사와 헌법재판관 출신 송두환 변호사, 고법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출신인 최병모·백승헌 변호사 등 화려한 구성이 눈에 띈다.
일부 변호사들이 무료 변론을 했거나 또는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해도, 이 지사가 설명한 3억원으로는 2년여 간 4차례에 걸쳐 이같은 변호인단을 꾸리고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일단 검찰이 직접 수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이 지사의 이번 의혹에 대한 변호사 선임내역 자료 제출 요청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으며, 이에 따라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 역시 수사해야 할 당위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장동 특혜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만큼, 이와 관련된 이번 의혹 역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 한 변호사는 “이 지사의 변호인단 면면을 봐선 3억원은 이해하기 어렵다. 수십억원은 돼야 한다”며 “이미 일부 변호인들이 S사 계열사 사외이사 또는 화천대유 법률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마당에 대납 의혹은 불가피해 보인다. 연관성이 밝혀질 경우 거센 파장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부장검사 출신 다른 변호사 역시 “변호사 수임 계약 방식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액수 자체가 너무 적다”며 “다수가 무료 변론을 해줬다면 직무 관련성 등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누군가 대신 변호사비를 내줬다면 뇌물죄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