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러는 전략적 동반자”…대러 제재엔 여전히 부정적

왕이 중국 외교부장, 전인대 회의 계기 기자회견
러시아와 우호 관계 강조…“반석처럼 튼튼”
우크라 사태 관련 “대화·협상 통해 해결해야”
미 향해서는 “제로섬 게임 경쟁…핵심이익 계속 공격”
  • 등록 2022-03-07 오후 6:13:26

    수정 2022-03-07 오후 9:49:4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에 대한 지지의 뜻을 재확인했다. 중·러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AFP)


중-러 우호관계 강조…“대화 위한 노력 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7일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 계기에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국제정세가 아무리 험악하더라도 중·러는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 신시대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왕 부장은 “중·러 관계의 발전은 뚜렷한 역사적 논리를 갖고 있고 강력한 원동력이 있으며 양국 국민의 우의가 반석처럼 튼튼하고 협력의 전망이 매우 넓다”며 “중·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로 우리의 협력은 양국 국민에게 이익과 복지를 가져다줄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또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부과하고 있는 각종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왕 부장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냉정과 이성이지,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보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비난하거나 침략이라고 부르는 것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권고와 촉구를 통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필요한 경우 국제사회와 주선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평화 회담을 촉진하기 위한 작업을 일부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측면에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국 적십자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제로섬 게임 경쟁 해…구동존이 정신 따라야”

미국에 대해서는 적의를 숨기지 않았다. 왕이 부장은 이날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제로섬 게임식 치열한 경쟁을 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계속해서 공격과 도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미·중 정상간 화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밝힌 입장과 달리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원하지 않으며, 동맹을 강화해 중국에 대항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면서,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적은 인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주도의 패권체제를 수호하고 아세안 중심의 역내 협력 구도를 훼손해 역내 국가의 전체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을 해친다”며 “이는 역내 국가들이 평화, 발전, 협력, 상생을 추구하는 데 역행하는 것으로 앞날이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왕 부장은 “중국은 주권 독립 국가로서 우리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하게 수호하기 위해 (미국에) 필요한 조치를 할 완전한 권리가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 대국간 경쟁은 시대적인 주제가 아니고, 제로섬 게임 역시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경쟁, 협력, 대항이라는 ‘3분법’ 대신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공영의 ‘3원칙’으로 미국의 대중정책을 이성적이고 실무적인 정상궤도로 되돌려야 한다”며 ”역사를 돌이켜보면 양국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 정신에 따라 대항 대신 협력을 통해 양국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촉진했다“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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