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종부세 민심 볼 것…임대차법은 변동 없다”(종합)

총리 대행,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
“9억 기준 검토 여지 있어, 시장 미칠 영향 커 신중히”
“부동산시장 흐트러지는 모습, 안정세 최대한 노력”
“모더나 백신 하반기 들어와, 日 오염수 강하게 대응”
  • 등록 2021-04-20 오후 6:16:38

    수정 2021-04-20 오후 9:42:16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원다연 기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민심(民心)을 살펴보겠다”며 부동산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집값이 급등하고 공시가격까지 올라 세부담이 커지자 보유세 완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공시가격 동결, 임대차 3법 수정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부세 10년전 기준, 문제 살펴볼 것”

홍남기 총리 대행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 경제 분야에 참석해 종부세 과세 기준 9억원 상향 여부를 묻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9억원 기준이 10~11년 전 설정된 거라 검토 여지가 있지 않겠나 싶어 짚어보고 있다”고 답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면서 당정은 기존 부동산 정책 궤도 수정을 검토 중이다. 종부세 과세 기준을 현재 9억원보다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종부세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4·7 선거 참패를 계기로 태도가 바뀌었다. 홍 총리 대행은 “이번에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종부세 이야기가 많이 있었고 그게 민심 일부라 한다면 정부가 다시 들여다보는 건 필요하다 판단해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총리 대행은 보유세 인상이 세수 증대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제도 자체 실효성과 형평성을 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총리 대행은 “정책을 지속 추진하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일부 있어서 정부도 민심을 살펴본다는 입장”이라며 “부동산 세제를 통해 세수를 늘릴 생각은 없고 정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 국면에서 다주택자 등 투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했는데 이를 섣불리 완화한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홍 총리 대행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택을 보유했을 때 종부세를 내지 않다가 처분 시 납부하는 과세 이연 제도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였다. 홍 총리 대행은 “먼 훗날 집을 팔았을 때 축적된 세금을 납부할 경우 하락 조정 시 비용 부담, 주택 승계 문제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며 “세수보다는 행정적 측면에서 촘촘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해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동결이나 인하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 총리 대행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인) 90%는 2030년 기준으로 저가주택은 당분간 3~4년간은 매년 1~2%밖에 올라가지 않는다”며 “공공주택은 공시가 비율 67~68%, 개별주택 55%로 시가와 괴리돼 단계적 현실화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전셋값 상승 등 우려했던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임대차 3법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총리 대행은 “임대차 3법은 세입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고 일부 문제점 보완을 위해 정부도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며 “2+2(계약갱신청구권) 등은 변동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홍남기(왼쪽)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 중반 경제성장 가능…백신 추가 확보 노력”

정부는 앞으로 경기 향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정부가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3.2%)의 상향 가능성도 내비쳤다.

홍 총리 대행은 “정부가 작년말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3.2%를 제시할 당시만 해도 시중 전망치보다도 너무 높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후 백신 보급 영향과 글로벌 경제가 많이 회복세”라며 “올해 3%대 중반대 성장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고용 시장에 대해서도 “취업자수가 3월 플러스 전환했고 4~5월에도 증가 추세는 견지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고용 상황도 개선흐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회복의 관건인 백신 도입에 대해서는 최대한 역점을 두고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세계 주요국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 총리 대행은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해 “4월 300만명 정도 접종하고 상반기 1200만명, 약전국민의 22% 접종이 가능하다”며 “11월 정도 65~70% 집단면역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혹시 차질이 있을까봐 하루하루 피 말리면서 추가 확보를 노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안정성 우려가 여전한데 당초 상반기 중 일부 물량이 들어올 것이라던 모더나의 도입은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더나 백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말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 후 2분기부터 2000만명분 백신을 공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홍 총리 대행은 “(모더나) 4000만도즈(2000만명분)를 계약했는데 상당부분 상반기에는 아무래도 물량이 많이 못 들어올 상황으로 하반기에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총리 대행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는 “한국 정부와 협의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로 강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삼중수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일부 주장은)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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