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황제 복무 병사' 사건에 곤혹…"대국민 신뢰 무너져"

원인철 공군총장, 전대장 이상 전 지휘관 회의
"유리어항 같은 세상, 구태의연한 軍생활 안돼"
  • 등록 2020-06-15 오후 6:47:57

    수정 2020-06-15 오후 6:47:5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이 15일 재력가 자제의 ‘황제 복무’ 의혹에 대해 “대국민 신뢰가 이렇게 무너진 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휘관들의 성찰을 강조했다.

원 총장은 이날 전대장급 이상 전 지휘관을 대상으로 긴급화상회의를 개최하고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3여단본부에서 발생한 모 병사에 대한 특혜 의혹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원 총장은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군내 자정능력과 예방 감찰능력 등 여러 경보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총장을 비롯한 각급 부대 지휘관은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각급 부대장들이 부대관리를 하는 것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고, 또 지휘관과 참모는 본인과 함께 생활하는 부하들에 대해 여러 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 판단기준은 법과 규정 등 절차에 입각해서 판단해야 하며,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사항은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문제 발생 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과 규정 및 절차를 어긴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면서 “지휘관들은 와신상담(臥薪嘗膽)해서 자기가 지휘하는 부대에 대해 자기직을 걸고 하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갖고 지휘관리를 해 줄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리 어항과 같이 모든 것을 숨길 수 없는 세상에서 구태의연한 생각을 갖고 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각급 지휘관 참모들은 자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군본부는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과 관련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지역 공군 부대 부사관인 청원인은 해당 병사가 재력가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간부들에게 빨래 심부름을 부탁하고, 1인실에서 생활하며, 외출증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특혜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병사는 자신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된 지난 11일 ‘피부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청원 휴가를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진단서는 사전에 제출하지 않았지만 휴가를 낸 뒤 14일 이내에 제출하게 돼 있어 규정상 문제는 없다는게 공군측 설명이다. 치료 목적의 청원 휴가는 최대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사진=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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