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 조르기'에 부품株 희비 엇갈려

美 트럼프 행정부 화웨이 목조르기
화웨이 매출 비중따라 장비주 ‘희비’
"중국 자국산업 보호 쪽으로 방향 틀수도"
국내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 기회
  • 등록 2020-05-18 오후 7:01:01

    수정 2020-05-18 오후 9:58:31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목조르기에 IT장비·부품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 승인을 거쳐야 하는 만큼 화웨이의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향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반면 화웨이 경쟁사나 중국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 등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화웨이 제재로 네트워크 장비주 ‘희비’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안 발표로 타격을 입을 종목으로 화웨이 매출 비중이 큰 통신용 트랜지스터 제조업체 RFHIC(218410)를 비롯해 중국 통신업체 ZTE에 기지국 부품을 공급하는 KMW가 꼽힌다. 실제 RFHIC(지난해 상반기 기준 화웨이 매출 비중 53%)의 경우 이날 6% 이상 주가가 빠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반면 다산네트웍스(039560)쏠리드(050890)의 경우 화웨이와 경쟁 관계에 있어 미국 시장에서의 화웨이 장비 채택 배제 움직임이 중장기적으로 영업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나 다산네트웍스는 종속회사인 미국 자회사 다산존솔루션즈 등을 통해 수많은 글로벌 통신사들과 거래하므로 대표적인 화웨이 경쟁사로 꼽힌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와 경쟁구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이번 제재가 호재”라며 “이에 반해 화웨이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 곳은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 수혜

한편에서는 중국이 이번 제재에 대해 자국산업 보호에 나서면 중국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에게 기회가 제공될 것이란 전망도 한다.

실제 중국도 “미국 기업에 반독점 조사·구매 제한 등 조치를 준비”할 것이라 밝히며 퀄컴, 시스코, 애플, 보잉 등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는 지난해 제재 당시에도 해외 판매 감소를 내수 판매 확대로 대응했다”며 “국내 IT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화웨이 스마트폰 중국 내수 비중은 2018년 51%에서 2019년 59%로 확대됐다.

중국향 매출 비중이 큰 국내 주요 부품사로는 삼성전기(009150), 대덕전자(008060), 제이앤티씨(204270), 서울반도체(046890), 에스맥(097780), 세경하이테크(148150), 와이솔(122990), 슈프리마(236200), 인터플렉스(051370), 해성디에스(195870), 아모텍(052710) 등이 꼽힌다. 김홍식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양상을 통해 중국이 자국산업 보호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며 “중국 로컬업체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올해 2분기에 중국의 스마트폰 업황이 회복세로 진입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통신원(CAICT)에서 발표한 4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 전월 대비로는 94% 증가했다. 4월 출하량은 4078만대를 기록했는데, 4000만대 이상의 출하량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결국엔 삼성전자가 살아나야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IT장비와 부품주의 주가 향방은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식 연구원은 “결국 삼성전자가 살아나야 IT장비와 부품주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아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시장은 안갯빛이며 일본과 인도시장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하반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면서 각국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향 부품 공급업체들의 회복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무의미한 중국 시장보다는 유럽시장에서의 반사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외 지역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고,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화웨이 점유율 하락분이 삼성전자에게 흡수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유럽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34%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화웨이가 2위인 23%대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며 “이번 반도체 제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삼성전자의 유럽시장 반사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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