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며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 정상의 정상회담에도 함께 한 핵심 참모 중 하나인 만큼, 미국이 이번 회담 성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과 CNN 등 미국 주요 외신도 공동성명에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이 담긴 점을 속보로 전하며 두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에 걸맞은 결과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또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두 정상이 악수를 한 사진을 게시하며 ‘세기의 악수’라고 칭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공동성명이 비구체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구체적이고 새로운 약속은 거의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빠른 시일 내에 고위급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평양에 비행기를 보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도왔던 데 이어 중국국제항공 소속 최고급 전용기 보잉 747-4J6기 2대를 싱가포르로 보내 귀국편도 제공했다. 이 비행기는 중국에서도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고위급만 타는 비행기다.
중국이 북한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한 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개입하고 눈엣가시인 주한미군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철수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천펑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지금 한반도는 다시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제 주한 미군 문제를 마무리 지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속내는 중국과 러시아보다 더 복잡하다. 자칫 한·미·일 공조체제가 깨지고 한반도 안보지형에서 일본의 위상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일본의 우려다.
일본은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모두의 평화를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납치 일본인 송환 문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납치 일본인 문제를 거론하며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에는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이 있어 바른 길을 가면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핵과 미사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향한 진전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HK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납치 피해자 이치카와 슈이치의 오빠 켄이치는 “이번 회담은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한 소중한 기회이며 어떻게든 성공시켜 납치 피해자 전원의 귀국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눈물을 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