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백반집에서 점심 장사를 준비하던 이모(60)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밤 9시 이후 손님을 받을 수 없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종료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매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술 파는 데만 좀 나아졌지 나머진 아직까지 다 힘들다”며 “거리두기 단계가 또 올라가면 손님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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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소상공인들이 시름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과 9월 강화된 2단계 거리두기 조치 탓에 오후 9시 이후 밤 영업을 하지 못했던 악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유흥업계 상황도 심각하다. 오호석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현재도 손님이 없어 거의 휴무나 다름없을 정도로 어려운데, 또다시 코로나가 퍼져 영업에 제재가 가해지면 다 문을 닫아야 하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자진 폐업을 결정하는 유흥업소도 속속 나올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다 망하는 거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일 연속 2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일상감염 증가세가 가파르자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자니 서민 경제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되면 노래연습장 등 중점관리시설에서는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또한, PC방·결혼식장·목욕탕·영화관 등 일반관리시설으로 분류된 다중이용시설은 이용이 제한된다. 식당과 카페는 50㎡(약 15평) 이상의 시설은 모두 테이블 간 1m 이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4주 후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명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도 15일 “지금의 증가세를 꺾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불가피하며 이는 우리가 이미 경험한 대로 국민의 일상과 서민경제에 큰 어려움을 야기하는 만큼 단계 격상 없이 1단계에서 억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