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의 반격, 이르핀 등 재탈환…러, 마리우폴 점령 집중

러, 남동부 이외 지역에서 대부분 고전…"교착 지속"
우크라, 이르핀 등 키이우·하르키우 인근 일부 탈환
집중 공격 받은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군에 함락
잠잠해진 키이우…"러 포기 정황 없어, 재침공 경계"
  • 등록 2022-03-29 오후 5:01:11

    수정 2022-03-29 오후 7:04: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대면 협상을 앞두고 28일(현지시간)에도 공격을 지속했다.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에 대한 공세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마리우폴 등 남동부 지역에선 완전 장악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AFP)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하르키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지속됐지만 도시 내부로는 병력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체르니히우는 포격으로 주요 다리가 끊기면서 더욱 고립됐지만, 키이우에서는 눈에 띄는 러시아군의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보급 문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이들 도시보다 남동부 지역을 완벽하게 점령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WP는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점령을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외 다른 지역들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다소 잠잠해진 틈을 타 이날 키이우 북서부 이르핀을 탈환했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이르핀은 키이우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교외 지역으로, 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브로바리와 더불어 수도 포위를 막는 최전선이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브로바리 지역 일부 영토도 되찾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하르키우의 외곽의 여러 지역도 탈환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하르키우 인근 지역 전투에 참전한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하르키우 인근 마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 병력을 퇴각시켰다”며 “물러난 러시아군은 인근 숲에 숨어있으며, 마을 곳곳에 러시아군 시체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동부 러시아 국경 인근 트로스티야네츠의 한 마을에서도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러시아군에 포위된 도시 수미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이 마을은 수미에서 남쪽으로 2㎞ 가량 떨어져 있다.

상업위성업체 막사가 22일(현지시간)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모습.(사진=AFP)


그러나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은 이날 사실상 함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CNN방송에 “불행하게도 우리는 (러시아) 점령군 손 안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리우폴 주민 약 16만명이 식수·전기·난방이 모두 끊긴 채 도시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마리우폴 주민들이 비인도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군에게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러시아가 동부 지역 공격에 집중하면서 키이우에 대한 공세가 약화한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에 정체돼 있던 병력을 벨라루스로 철수시키고 있지만, 수도를 포위하거나 점령하려는 시도를 포기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부대를 재편성해 다시 공격을 위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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