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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하르키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지속됐지만 도시 내부로는 병력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체르니히우는 포격으로 주요 다리가 끊기면서 더욱 고립됐지만, 키이우에서는 눈에 띄는 러시아군의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보급 문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이들 도시보다 남동부 지역을 완벽하게 점령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WP는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점령을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외 다른 지역들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다소 잠잠해진 틈을 타 이날 키이우 북서부 이르핀을 탈환했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하르키우의 외곽의 여러 지역도 탈환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하르키우 인근 지역 전투에 참전한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하르키우 인근 마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 병력을 퇴각시켰다”며 “물러난 러시아군은 인근 숲에 숨어있으며, 마을 곳곳에 러시아군 시체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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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은 이날 사실상 함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CNN방송에 “불행하게도 우리는 (러시아) 점령군 손 안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리우폴 주민 약 16만명이 식수·전기·난방이 모두 끊긴 채 도시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마리우폴 주민들이 비인도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일부는 러시아군에게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러시아가 동부 지역 공격에 집중하면서 키이우에 대한 공세가 약화한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주변에 정체돼 있던 병력을 벨라루스로 철수시키고 있지만, 수도를 포위하거나 점령하려는 시도를 포기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부대를 재편성해 다시 공격을 위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