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부터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자 국내 항공업체들이 일본행 티켓 예매 감소로 인해 3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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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여행주(株) 못지않게 항공주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양국이 서로 상대 국가를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고, 지난달부터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자 이달과 다음 달 일본행 티켓 예매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3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며, 한·일 관계가 봉합되지 않는 한 실적 및 주가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전거래일 대비 7.07% 하락한 1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연중(52주) 최저치인 1만44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항공사 주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4일(종가기준) 대비 27.57% 하락했다.
에어부산(298690)과
티웨이항공(091810)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6.63%, 6.36% 하락했고,
제주항공(089590)도 5.35% 떨어졌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이날 장중 한때 52주 최저점을 찍었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은 한 달새 각각 24.67%, 21.60%, 17.22% 하락했다.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과
대한항공(003490)도 지난 주말 대비 6.98%, 4.0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이날 52주 최저치인 2만4300원을 찍기도 했다.
| 종가 기준 지난달 4일 대비 이달 5일 하락률.(자료=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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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당분간 일본행 예매 취소가 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오사카(6월), 삿포로(9월) 지진으로 인해 기저가 낮은 상태이지만, 이번 이슈로 인해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국적사들의 국제선 여객수는 전년동월대비 7%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는 여름 성수기와 기저효과에도 일본 여행수요 부진에 6월 10% 증가보다 둔화된 것”이라며 “한·일 관계 악화로 항공업종은 기상악화나 천재지변보다 더 가늠하기 어려운 양상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 항공권 예약은 대부분 양국 간 갈등 이전에 이뤄졌을 텐데, 환불 수수료를 감안하면 일본여행 보이콧이 항공업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이달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LCC들은 30일 이내 편도 항공권 환불수수료로 일본 노선의 경우 6만원 정도를 받는데, 60일 이내면 4만원으로 낮아지는 만큼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해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여행 취소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적어도 3분기까지 일본향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며 “특히 매출 비중(30% 내외)이 높은 LCC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이슈가 단기적으로 끝날지 장기화할지 모르겠지만 당장 4분기 실적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일 관계가 풀려야 실적 개선 및 주가 반등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