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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는 “무역에서 규제, 안보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들이 미국을 제외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 명백한 증거가 월요일(16일)있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6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과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유럽 정상회의에 참가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으로 단독회담을 한 날이었다.
뉴욕타임즈는 “인권과 무역에 대한 유럽과 중국의 오랜 갈등으로 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가 낮았지만 이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회담은 글로벌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선언을 이끌어냈다”고 보도했다.
EU와 중국은 이날 회담에서 세계자유무역을 뒷받침하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개발된 세계경제 조성에 함께 진력한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 체결된 EU와 일본의 사상 최대규모 자유무역협정(EPA)도 마찬가지다. 당초 EU는 일본과의 무역협정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빠진다고 밝힌 이후 이 같은 논의는 급격하게 가속됐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18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한 강연에서 EU에서 이탈한 뒤 TPP에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실질적인 미국 경제의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과 EU가 서둘러 EPA를 체결한 것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융커 위원장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세문제를 논의한다. 가장 강력한 적을 만나 협상에 임하기 전 우군을 많이 만들어놓은 것이다.
일본 역시 EPA가 TPP에서 빠진 미국의 마음을 돌리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시타 카즈히토 캐논글로벌 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아사히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농수산물 업계에 강한 EU와의 EPA 체결은 TPP에 이탈한 미국을 압박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대)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