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사이의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기원 논란이 본격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메디톡스의 음해시도가 도를 넘어섰다”며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 출처는 이미 여러 차례 정부기관의 실사 및 수사기관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인데 비해 메디톡스는 보톡스 균주 출처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된 검증을 받은 적이 없이 일방적인 주장만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균주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양규환 전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010년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미국에서 연구하던 균주를 몰래 이삿짐에 숨겨왔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와 양 박사가 공식적으로 균주 유래를 뒷받침할 증빙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위스콘신대학에서 유래했거나 합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증명 모두 메디톡스의 일방적인 주장 외에는 없는 상황으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측은 오염이 심한 지역의 흙에서 보톡스균을 발견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한 후 실사를 받았고, 메디톡스가 지난해 제기한 균주출처 논란과 관련한 이의제기 때문에 또 다시 현장실사를 포함한 검증을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균주 출처에 대한 국가기관의 검증이 끝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메디톡스가 계속 균주 기원을 문제삼고 있어 메디톡스 측에 자신들 균주의 출처부터 명확히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허가과정에 특혜의혹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균주 출처의 검증과 함께 해당 의혹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웅 측은 “관련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끊임 없이 음해를 시도하는 이유를 메디톡스가 미국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메디톡스가 진정으로 제품 품질과 FDA 허가에 자신이 있다면 경쟁사 음해에 앞서 제품 경쟁력으로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소송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소송의 본질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톡스 균주와 제조공정을 훔쳤는지를 가리는 것”이라며 “대웅제약이 의심을 가질만한 내용은 모두 공개돼 있거나 공개할 것이고 이에 대해 대웅제약과 함께 전문가들과 공개토론을 하는 게 분쟁의 종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 측은 자사의 균주 획득 과정에 법적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미 이에 대한 법적 자문을 다 끝냈다”며 “혹시나 메디톡스의 잘못이 있다면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법원은 지난 6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이달 초 한국에서 먼저 재판을 진행하라고 결정했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한국에서의 소송 준비가 끝나는 즉시 소장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