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3% 안팎 고물가…"고금리 6개월 이상 길어질 것"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로 7회 연속 동결
긴축 기조 '상당기간'→'충분히 장기간' 지속
올해 성장률 1.4% 유지, 내년 2.1%로 0.1%p 하향
물가는 올해·내년 3.6%·2.6%로 0.1~0.2%p 상향
"3%후반 물가상승 '일시적', 앞으로 두 세 달 내려갈 것"
  • 등록 2023-11-30 오후 6:58:54

    수정 2023-11-30 오후 7:13:4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0.2%포인트 높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0월 물가상승률이 3.8%까지 치솟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를 두고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다만 내년 상반기에도 3% 안팎의 고물가가 유지되는 등 물가 하락세는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면서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7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달 ‘상당기간’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에선 ‘상당기간’을 6개월 정도로 생각하는데 물가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물가의 상방 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 2.6%로 제시했다. 종전대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와 내년 각각 3.5%, 2.3%로 0.1%포인트, 0.2%포인트 높였다.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제품·서비스 가격에 전가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물가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금통위 판단이다. 이 총재는 “10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8%로 오른 것은 농산물 등 공급 요인이 컸던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이라며 “(금리 견해를) 바꿀 상황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편 채권시장은 최근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리가 하락하는 등 강세(금리 하락=가격 상승)를 이어왔지만, 이날 금통위의 장기 금리 동결 기조를 확인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583%, 3.699%로 2.9bp(1bp=0.01%포인트), 5.8bp 올랐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내년 3분기쯤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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