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서 열리는 `2023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의 주제 `땅의 도시, 땅의 건축`에 담긴 의미다. 우리 선조가 600년 전 꿈꿨던 산과 강과 바람의 흐름을 따라 그 틀을 마련했던 옛 서울(한양)처럼, 경제 논리에 짓눌리고 개발로 파편화한 자연과 도시의 흐름을 다시 잇는다는 취지를 담았다.
|
7일 서울 도시건축 전시관 `비움홀`에서 진행된 사전 프로그램 `프리 비엔날레`에서는 에너지·시간의 측면에서 효율적이면서도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친환경 고밀도시, 100년 후의 서울을 그리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통과 현재, 미래를 연결하고 산길, 물길, 바람길 등의 끊어진 맥을 다시 이음으로써 서울의 진정한 정체성을 되살려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단순한 지역지구(zonging) 규제와 지구단위계획 또는 단기의 도시 계획 등에 따라 건축하고 만드는 방식으로는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부 `글로벌시티, 서울`에서는 주제 발표와 전시 소개, 비엔날레상 선포식, 글로벌 문화교류 협력식이 열렸다. 서울시는 지난해 총 6개 국가와 도시 간 건축 분야 문화교류 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덴마크도 협력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2부에선 행사 진행을 맡은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와 조병수 총감독, 유현준 홍익대 도시건축대 교수,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 등이 `서울 시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서울`을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했다. 20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과거 부분은 조병수 총감독, 가장 트렌디한 도시인 현재 모습은 유현준 교수, 글로벌 시티이자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는 서울의 미래 부분은 방송인이자 통역가인 일리야 벨랴코프시가 각각 맡았다.
`대중 건축 교사`로 통하는 유현준 교수는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면 도시는 새롭게 창조된다`는 취지로 시민의 참여를 강조했고 러시아에서 2016년 귀화한 일리야씨는 자신이 느낀 서울의 고유한 매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청중들과 함께 나눴다.
|
조병수 총감독은 “도심 근교의 산의 흐름, 한강과 그 지류의 흐름을 축으로 해 사대문 안과 외곽의 지역별 충돌과 문제들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건축적으로도 땅의 흐름을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창의적 제안을 통해 구체적 해결 가능성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며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서울을 완성해가는 장기적 접근 방식과 유기적 마스터플랜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프리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이달 30일까지 서울 도시건축 전시관 지하 2층 갤러리에서 `미리보는 2023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비엔날레상` 전시가 열린다. 전시 기간에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 김태호 PD, 방송인 타일러 라쉬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내·외국인 인터뷰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가 해를 거듭하며 서울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세계 도시문제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나누는 국제적 네트워크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