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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폐막…반대 0명으로 홍콩 선거제 개편
중국은 1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 13기 4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정식명칭: 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정 초안)을 표결해 통과시켰다.
이번 표결에는 전인대 대표단 2896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2895표·반대 0표·기권 1표를 기록했다.
이번 개편안은 입법회 선거 과정에서 자격 심사 체계를 수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수가 1200명에서 1500명으로 늘어났으며 입법회 의원 수는 70명에서 90명으로 늘었다.
중국의 법 절차는 우리나라와 달라 법에 대한 정당성과 필요성을 입증하는 결의안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결의안에서는 대략적인 내용만 공개되고 구체적인 법안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마련할 예정이다.
홍콩 선거제도는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부칙 1과 부칙2, 본문 등에 명시돼 있는데 중국은 기존 제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본문은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국 이대로 시행되면 애초에 중국 입맛에 맞는 사람만 홍콩 행정장관 후보자로 올라갈 수 있게 돼, 향후 홍콩 범민주 세력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전인대 폐막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 전인대는 이에 앞서 정부업무보고, 연간계획, 연간예산, 제14차 5개년(2021~2015년) 계획 및 2035년 미래 목표 개요 결의안 등 안건도 통과시켰다.
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부양책을 축소하는 지에 대해 “우리는 지난해 완화정책이나 이른바 ‘양적완화’라 불리는 정책을 펼치지 않았고, 올해도 ‘급회전’할 필요가 없다”며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튼튼한 경제에 힘쓰고 좋은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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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물론 EU 등 서방국가는 홍콩 선거제 개편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에 군함을 보내 무력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미 해군 태평양 함대는 11일 웹사이트를 통해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존핀함이 국제법에 따라 통상 작전의 일환으로 전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존핀함은 중국 견제를 위해 남중국해 일대에 전개 중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 소속이다.
또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전인대의 표결 직전인 10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추가 제재를 시사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홍콩에서 일어나는 지독한(egregious) 민주주의와 인권 침해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을 취해야 한다”면서 제재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선거제 개편 움직임에 대해 “홍콩 자치권과 자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은 결집해 공동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중국이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통과했을 때보다 미국의 비판 수위가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는 ‘홍콩 특별대우’ 박탈 등 카드를 꺼내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이 압박 수위를 낮춘 건 지난해 실시했던 제재가 실질적으로 중국에 큰 타격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를 지낸 커트 통은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문제는 제재가 실제로 중국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인데 오늘날에는 실제로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대면 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외교·안보 투톱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오는 18~19일(현지시간) 이틀간 알래스카주(州) 앵커리지에서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2+2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링컨 장관과 양 정치국원이 ‘전화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만남이 양국 간 대화와 소통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지 대립 구도를 강화하는 장으로 전락할지 주목된다. 회담에서는 기후변화, 코로나 대응 등에 대해서 협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홍콩, 신장 등 문제에 있어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