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놓칠 수 없다’…크래프톤 본사에 증권사 수장들 '총출동'

'차기 최대어' 크래프톤 주관사 경쟁 치열
증권사 PT에 수장들 참석하며 열기 '후끈'
수장들 직접 나서 PT·질의응답 하기도
이르면 다음주 중 주관사단 선정 마무리
  • 등록 2020-10-21 오후 7:24:27

    수정 2020-10-21 오후 7:26:5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차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 주관사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각 증권사 수장들이 크래프톤 본사가 있는 판교에 집결했다.
배틀그라운드(사진=크래프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을 열었다.

이날 PT에는 창업자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비롯해 김창한 대표이사,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실무진 수십 명이 PT를 지켜본 뒤 관련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PT에 참석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모두 고위급 인사와 동행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마다 정해진 PT 시간대별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이 PT와 질의응답 현장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별로 PT내용과 일정 모두 외부에 공개를 꺼리면서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증권사 수장이 직접 PT와 부가적인 설명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PT에 참석한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각 증권사마다 회사가 집대성한 역량을 모두 꺼내놓은 자리다 보니 열기가 치열했다”며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크래프톤 측에서 날카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주 15곳 정도의 증권사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한 뒤 닷새 만에 적격후보군(숏리스트)을 발표하면서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PT에도 이른 오전부터 숏리스트에 오른 9곳의 국내외 주관사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제안서 접수와 숏리스트 발표, 주관사 PT까지 속도감 있게 전개됐지만 최종 주관사 선정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크래프톤 측에서 주관사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언질을 주지 않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주관사 선정 직후 이어갈 업무 프로세스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다음주 중 주관사단을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상장한 게임 회사 가운데 최대 기업 가치가 점쳐지는 만큼 최소 3곳, 많게는 4곳의 주관사를 뽑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크래프톤 주식 시세(기준가)는 전 거래일보다 1.17%(2만원) 내린 168만5000원에 형성돼 있다. 크래프톤이 규모 면에서 앞선 공모주 대어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사마다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국내 증권사들이 IPO 주관 경쟁에 집중하는 이유는 주관 수수료는 물론 신규 계좌를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앞선 대어들의 상장 과정에서 청약 수요로 증거금이 몰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자산이 늘어나는 현상을 학습한 상황에서 주관사 유치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

크래프톤 뿐 아니라 내년 상장 채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뱅크와 CJ올리브영 등 또 다른 대어급의 등장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IB관련 딜이 막힌 상황에서 대어급 공모주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며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는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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